삼성 반도체 '황금 포트폴리오'…D램이 끌고, 파운드리가 밀고

입력 2020-12-25 17:58   수정 2020-12-26 01:21

올 3분기까지 세계 반도체업계의 ‘주연’으로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꼽혔다. 지난 5월 미국의 ‘화웨이 거래 금지’ 조치에 흔들렸지만 애플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주문을 싹쓸이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7월엔 세계 반도체기업 중 가장 먼저 시가총액 4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뒤집기가 시작됐다. 이달 들어 주가가 16.6% 급등하며 맹렬한 속도로 추격하더니 24일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어서며 TSMC를 제쳤다.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사업 업황이 동시에 개선된 영향이 컸다.

‘풀 가동’ 중인 파운드리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500조원을 돌파한 결정적인 계기로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성이 꼽힌다. 올 들어 5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앞세워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 888’ 수탁생산 계약을 따냈고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도 가져왔다. 시장 점유율에선 TSMC(4분기 기준 55.6%)와 삼성전자(16.4%)의 격차가 작지 않지만 매출 성장성만큼은 삼성전자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파운드리 전망은 더 긍정적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팹리스(생산시설이 없는 설계 전문업체)에서 5G 통신칩, GPU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말까지 주문이 밀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내년 파운드리 매출은 올해 추정치(15조4000억원)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은 내년 ‘장기 호황기’ 진입
최근엔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역량이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41.3%, 33.1%의 점유율(3분기 기준)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까지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다. D램 고정거래가격(DDR4 PC D램 범용제품 기준)은 지난 6월 3.31달러에서 11월 2.85달러로 하락했다. 재고가 쌓인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주문을 줄인 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업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D램 현물가는 이날 3.45달러로 지난달 말(2.77달러) 대비 24.5% 급등했다. 세계 3위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정전 영향도 있었지만 업계에선 “내년 D램 슈퍼 사이클을 반영했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모바일 D램 수요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5G 스마트폰 출시 확대 영향이 크다. 구글, 아마존 등의 서버 D램 구매도 재개됐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AI, 5G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 추세”라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업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내년 영업이익 26% 증가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다른 주력 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내년 초부터 갤럭시S21과 미니 LED TV 등 신제품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내년 삼성전자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59조6594억원, 영업이익은 46조5607억원이다. 올해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26.2%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올해 추정치(약 20조원)보다 50% 급증한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음달 초 공개되는 올해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업이익은 3분기(12조3532억원) 대비 20%가량 적은 9조9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지난 10~11월 하락한 반도체 가격과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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