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만 수주 랠리…중형 조선사는 여전히 '일감 가뭄'

입력 2020-12-27 16:55   수정 2020-12-28 01:59

연말 ‘몰아치기 수주’로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살아났지만 조선업계가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일감 부족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27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신조선가지수는 126P로 작년 말 130P에서 3.2% 하락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박 건조비용을 100으로 놓고 매달 가격을 비교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선박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환율 하락까지 감안한 원화선가는 8.2%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이 가장 많이 내려간 선종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다. VLCC 신조가는 작년 말 척당 9200만달러에서 현재 8500만달러로 7.6% 하락했다.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 유가 급락으로 유조선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수주 가뭄으로 일감 공백을 우려한 일부 조선사가 저가 수주를 감수해 배값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주가 대형 조선사에 몰리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형 조선사들은 일감 부족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중형 조선사들은 총 14척, 2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량의 4.2%에 불과한 수치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국내 조선 빅3가 독식하고 있고, 중소형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저가 선박은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등은 경영 악화로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을 제외하면 매각 작업도 난항을 빚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유동성 위기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7502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6년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국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해양플랜트 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다섯 척의 상각으로만 약 45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LNG선 수주로 실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조심스럽지만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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