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배민 인수하려면 요기요 6개월 내 팔아라"…공정위, 조건부 승인

입력 2020-12-28 12:24   수정 2020-12-28 12:25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M&A)하기 위해서는 현재 거느린 '요기요'를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28일 DH와 우아한형제들의 M&A를 DH가 요기요를 운영하는 한국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 지분 전량을 6개월 내 제3자에 매각하는조건부로 승인했다. 앞서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 약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 결합을 신청한 바 있다. 배민과 요기요는 각각 국내 1위, 2위 배달앱이다.

공정위는 또한 요기요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양사가 분리·독립 운영을 해야 하며, 음식점에 적용하는 실질 수수료율 변경할 수 없도록 했다. 요기요 배달원의 근무조건 등을 변경하거나 이들을 배민 배달원으로 유도하는 것도 금지된다. 아울러 데이터(정보자산)의 이전 및 공유도 금지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건이 음식점, 소비자, 배달원 등 배달앱 플랫폼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전방위적으로 미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요기요와 배민이 합칠 경우 점유율 합계가 지난해 거래금액 기준 99.2%로 1위가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2위인 카카오 주문하기와의 격차가 25%포인트 이상으로 경쟁제한성이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최근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전국시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 앱이 없었다는 점도 공정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인터넷 검색과 연계한 네이버 주문 서비스도 요기요와 배민에 충분한 경쟁압력을 주지 못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포털이나 지도앱을 통해 음식점을 검색한 후 주문버튼을 통해 주문하는 네이버 간편주문의 지난해 거래실적은 배민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이 감소하고 음식점 수수료가 인상되는 등 경쟁제한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정보자산의 격차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양사가 배달음식 주문과 관련한 압도적인 정보자산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주문행태를 분석해 이탈가능성이 큰 이용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 경쟁사업자가 시장에 안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DH 측이 주장한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도 미미하다고 봤다. DH 측은 양사의 결합으로 음식점 수가 증가해 배달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라이더 1인당 배달량이 증가해 배달시간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DH가 배민을 인수하더라도 요기요는 팔아 국내 배달앱 '2강 경쟁 구도'는 유지하라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6개월 내 매각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면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DH가 DHK 지분 매각을 마칠 때까지 요기요 서비스 품질 등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앞서 공정위 사무처가 이런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DH에 발송하자 DH는 공정위 사무처의 방침에 반발해 이의 제기를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공정위원들은 사무처를 지지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음식점, 라이더 등 배달앱 플랫폼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복합적으로 미치는 점을 고려해 심사를 진행했다"며 "다면적인 경쟁제한적 우려는 해소하면서도 회사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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