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美 우선주의' 완화…환경문제선 中과 협력해야"

입력 2020-12-28 17:17   수정 2020-12-29 01:05

미국의 대표적 아시아 전문가로 꼽히는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동아시아연구소장(72·사진)은 미·중 기술전쟁의 중심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관련, “한국이 미국 편에 서는 게 한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칼더 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 경제적으로 강하게 연결돼 있고 이는 미국이 이해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도 “화웨이는 미국뿐 아니라 삼성 같은 한국 기업의 지경학적(geo-economic) 경쟁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이 회사가 세계 5세대(5G) 통신시장을 주도하는 걸 막기 위해 동맹국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도록 압박하고 있는데, 한국도 여기에 호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칼더 소장은 SAIS에서 아시아프로그램 책임자, 부학장 등을 지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 ‘쿼드’와 여기에 한국 등을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에 대해선 “조 바이든 시대에도 그 개념(쿼드)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쿼드 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으로 (미국 주도의 협의체에서) 주변화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칼더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지나치게 거래적이었고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바이든 시대엔 글로벌 현안이 더 많이 강조되고 국제관계는 덜 거래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관계에 대해선 “양국은 국제 문제에서 주요 이해 당사자인 동시에 기술 분야의 경쟁자이자 전략적 라이벌”이라며 경쟁하면서도 테러리즘, 환경문제 등 국제 이슈에선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에 어떤 조언을 하겠느냐’는 질문엔 “한국은 강대국 일방주의를 제어하기 위해 ‘룰(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요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럽이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국가들과 지금보다 더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경제적 보상과 안전보장을 대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선 “일방적인 종전선언의 가치가 뭔지 모르겠다”며 “종전선언의 가치는 북한으로부터 얻는 대가가 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아무 대가 없이 종전선언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한미군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엔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며 한·미 간 공통의 국가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건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일은 분명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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