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달앱 독점은 불가"…DH, 결국 요기요서 배민 갈아타기

입력 2020-12-28 17:40   수정 2021-01-05 18:43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요기요’를 내주고서라도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겠다고 결정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뺏길 수 없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위 사업자인 요기요가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이를 인수하기 위한 관련 플랫폼과 유통업계, 투자업계의 경쟁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디지털 공룡’들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까지 인수합병(M&A)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요기요 대신 배민 얻어도 큰 이득”
DH는 지난달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 방침을 내놨을 때만 해도 완강한 반대 입장이었다. 당시 DH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제안에 절대 동의할 수 없으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2일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DH는 이달 중순까지도 공정위와 치열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DH가 한국 규제 당국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성장세가 높은 한국 배달시장에서 점유율이 더 높은 1등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도 적지 않은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DH가 요기요를 버리고 배민을 흡수하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32%에서 63%로 뛴다.

국내 배달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앱 시장은 9조7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6% 성장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요기요’ 탐내는 기업들
DH가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매각해야 하는 시점은 내년 6월까지다.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시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외식업계는 요기요의 몸값이 DH의 배달의민족 경영권 인수 가격인 4조8000억원의 절반 이하 수준인 2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서둘러 매각을 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임을 감안해도 1조원 이상의 인수대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누가 요기요를 품느냐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의 몸값을 감안할 때 사모펀드도 어렵고 대기업은 돼야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군으로는 배달앱 시장에 뛰어든 포털업체들과 기존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꼽힌다.

우선 배달앱이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 쿠팡, 위메프오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이 군침을 흘릴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만 해도 카톡에서 ‘주문하기’로 배달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다. 쿠팡 역시 배달 플랫폼의 무서운 추격자로 꼽힌다. 3위 쿠팡이츠(3.1%)나 4위 위메프오(1% 미만)가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시장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지분 5.03%를 소유하고 있어 겸업 금지 조항 때문에 투자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롯데, 신세계, GS리테일, BGF, 현대백화점 등 유통기업과 CJ, 이랜드그룹 등 외식·식품 대기업들도 가능성 있는 인수 후보군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명이 넘는 요기요의 IT 개발자 조직은 어떤 기업이든 탐낼 만한 수준”이라며 “IT기업뿐 아니라 유통 공룡들도 배달대행업체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요기요의 인수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요기요는 최근까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경목/박종필/김기만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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