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귀'에 결국…일본 車업계 '눈물의 대량 감산'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0-12-31 07:40   수정 2020-12-31 09:54


도요타자동차, 혼다, 닛산 등 일본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인해 내년초 대규모 감산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겨우 벗어나는듯 했던 자동차 업계가 또다시 실적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자동차 업체 임원을 인용해 일본 3대 자동차 업체들이 내년 1월 이후 생산량을 불가피하게 40~50% 가량 줄이게 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중국과 미국 등의 수요회복에 힘입어 생산을 늘려왔던 자동차 업체들이 갑작스런 감산에 들어가는 건 핵심 부품인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져서다.

업계에 따르면 미끄럼(사이드슬립) 방지 장치와 핸들 조작을 돕는 전자파워핸들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이 반도체를 공급하는 미야자키현 노베오카시의 아사히카세이 공장에서 지난 10월24일 발생한 화재다.

화재는 24일 진화됐지만 화재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현장검증은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아사히카세이와 거래하던 자동차 업체가 모두 대체부품을 물색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반도체 품귀현상은 코로나19의 간접적인 영향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이후 게임기 생산이 급증하면서 독일 보쉬와 콘티넨털 등 초대형 부품회사들이 자동차 회사보다 게임 회사에 반도체를 우선 납품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통신규격(5G) 이동통신 시스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도 다음달부터 생산조절에 들어갈 계획이다.

코로나19의 타격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듯 했던 자동차 업계로서는 또다시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감산'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생산용으로 조달한 반도체 일부를 일본에 공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산을 피하기 어려워 자동차 업체들의 올 회계연도 실적이 하향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제조업의 30%를 차지하는 자동차 업계의 실적이 떨어지면 일본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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