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판덱스 1위' 효성, 中에 대규모 투자…선두 굳히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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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31 16:17   수정 2021-01-01 01:56

'스판덱스 1위' 효성, 中에 대규모 투자…선두 굳히기는 계속된다

효성티앤씨는 새해 초 중국 닝샤에 신규 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요가복, 레깅스 등의 소재로 쓰이는 스판덱스 섬유 공장을 짓기 위해서다. 스판덱스 세계 1위 효성티앤씨는 이미 중국 자싱, 광둥, 취저우 등에 스판덱스 공장을 두고 있다. 추가로 새 공장을 짓는 것은 시장 장악력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투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쟁사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시기가 증설 타이밍이라고 본 것 같다”며 “지금까지 투자했던 것 중 가장 큰 약 4000억~5000억원을 투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기업이 2020년을 ‘악몽’처럼 보냈다. 대다수 산업에서 수요가 줄었고, 매출은 떨어졌으며, 투자 계획은 보류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기회를 엿봤다. 각 분야에서 세계 1위 입지를 점하고 있는 기업이 특히 그랬다. 이들은 경쟁자가 주춤한 틈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차이를 확 벌리는 ‘초격차 전략’을 새해부터 들고 나왔다. 효성티앤씨가 대표 사례다.

효성, 스판덱스 본토 중국서 1위 전략
3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중국 내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현재 연 12만t에서 40만~50만t까지 네 배가량 늘리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를 위한 교두보가 닝샤 법인이다. 1단계로 약 750억원을 투입해 연 3만6000t 규모의 공장을 2021년 말까지 짓기로 했다.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10여 차례 증설이 가능하도록 공장이 설계된다.

스판덱스 원료 공장 확장 계획도 세웠다. 스판덱스는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등으로 만든다. 효성티앤씨의 원재료 자급률은 약 60% 수준. 스판덱스 공장 규모가 커지면 자급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세계 1위지만 정작 3분의 2가 소비되는 최대 시장 중국에선 현지 업체에 밀려 2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 화펑이 점유율 약 30%로 1위다. 효성티앤씨는 23%를 기록해 그 뒤를 쫓는 처지다. 당초 효성티앤씨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공장을 확장해 중국 업체들과 정면대결을 피했다. 2020년 8월 인도 공장을 본격적으로 돌리기 시작하고, 같은 해 11~12월 터키 공장과 브라질 공장에 각각 600억원과 400억원을 투자하는 의사 결정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터키와 브라질 새 설비는 2021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 스판덱스 3위 산둥루이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효성티앤씨와 가장 치열하게 경쟁했던 회사다. 대다수 중국 기업이 품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은 저렴한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데 반해 산둥루이는 효성티앤씨처럼 고품질 제품을 생산한다. 스판덱스 원조격인 듀폰의 ‘라이크라’를 산둥루이가 2019년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경쟁자인 산둥루이가 쓰러지자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은 곧바로 ‘중국 1위 달성 프로젝트’를 지시했다. 중국 시장까지 효성티앤씨가 장악한다면 당분간 적수가 없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PI첨단소재, 5G·전기차 겨냥 증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태양광 모듈 1위 한화솔루션도 내년 말까지 1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올 1분기 안에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석유화학 기업 한화케미칼, 태양광 기업 한화큐셀, 자동차 부품 업체 한화첨단소재 등이 합쳐져 작년 초 출범했다. 회사는 합병 1년 만인 2021년을 ‘제2의 도약’을 위한 해로 정했다. 특히 태양광 부문 한화큐셀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탄소 저감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라텍스 장갑 원료 NB라텍스 세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최근 연 6만t 증설을 완료했는데, 새해 들어 추가 증설을 단행해 7만t을 추가하기로 했다. 타이어용 합성고무 생산 설비를 다소 줄이고 수요가 폭증한 NB라텍스 물량을 더 늘리기로 했다. 아예 대규모 공장을 새로 짓는 것도 검토 중이다.

NB라텍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라텍스 장갑이 보건용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인 영향이다. 금호석유화학 이외 NB라텍스 투자를 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섣불리 투자했다가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망설이지 않았다. 과감하게 설비를 늘려 시장을 선점했다. 뒤늦게 경쟁사들이 NB라텍스 증설에 뛰어들었지만 금호석유화학 입지가 워낙 탄탄해 당분간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한다.

폴리아미드(PI) 필름 세계 1위 PI첨단소재도 최근 증설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약 700억원을 투입해 PI 라인 8호기 시설 공사를 한다. PI필름은 스마트폰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폴더블폰, 5세대(5G) 이동통신 안테나, 전기차 부품 등에 쓰인다.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에 비해 열에 잘 견디는 특성 때문에 쓰임새가 계속 늘고 있다. PI첨단소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30%. 스마트폰, 전기차 업체들이 PI필름 적용을 늘리고 있어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 갈 것이란 것이 회사 측 판단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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