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美 불임치료…그 틈새 파고든 보험사 프로지니

입력 2021-01-03 17:20   수정 2021-01-04 02:51

‘민간보험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보험사가 활약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눈에 띄게 성장한 보험사로는 프로지니(PGNY)를 꼽을 수 있다.

2015년 설립된 프로지니는 불임, 난임 등 출산과 관련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 5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불임보험 서비스를 시작해 4년 만에 135개 기업 임직원 220여만 명을 고객으로 둔 회사로 성장했다. 임직원 불임치료 지원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이 점점 늘면서 최근 3년간 매출이 600% 넘게 증가했다. 2018년 미국 CNBC가 선정한 ‘50대 혁신기업’ 15위에 올랐다. 2019년 10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20년 주가 상승률은 57%다.

프로지니의 눈부신 성장은 미국 불임치료 시장 확대 덕분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기혼여성 8명 중 1명꼴로 불임을 겪고 있다. 초혼 연령대가 점점 올라가면서 여성들의 임신 시점이 그만큼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임·난임과 관련한 의료 서비스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프로지니에 따르면 시험관 체외수정(IVF)과 자궁 내 인공수정(IUI) 등 불임치료 시술 시장 규모만 2019년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에 달했다. 2013~2018년간 매년 10%씩 커졌다. 불임치료 관련 잠재 시장 규모는 120억달러(약 13조원)가 넘는다는 추정도 있다.

불임치료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은 작지 않다. 프로지니는 미국 내 불임 환자가 치료에 들이는 평균 비용을 7만달러(약 7600만원)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기존 보험회사들은 그동안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치료비 상한제 모델을 채택해 불임치료에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을 1만5000달러에서 2만5000달러 정도로 제한했다.

프로지니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치료비 제한을 풀고 최신 불임치료 기법 적용 여부를 의료진에 맡겼다. 그 결과 프로지니는 불임치료와 관련한 전문가 집단을 빠르게 확보해나갈 수 있었다. 미국 내 상위 50개 불임 클리닉 중 46개를 제휴 의료기관으로 확보했다.

프로지니는 이렇게 확보한 강력한 의료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불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초기 상담에서부터 치료와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스마트 사이클’이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들의 체외수정 임신 성공률은 59.9%로 미국 평균(52.4%)보다 7.5%포인트 높았다. 반면 유산율은 13.3%로 평균(19.0%) 대비 훨씬 낮았다.

프로지니가 불임보험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유수 기업들이 앞다퉈 고객사가 됐다. 2020년 3분기 프로지니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6120만달러) 대비 61.6% 증가한 989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순이익은 540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2020년 매출 추정치로는 3억4000만~3억5500만달러를 제시했다.

2021년 프로지니의 매출 목표는 그보다 50%가량 늘어난 5억2500만달러다. 월스트리트에서도 5명의 애널리스트 중 4명이 매수 의견을 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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