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사법권 대한 부당한 외부 공격에 단호히 대처"

입력 2021-01-04 14:54   수정 2021-01-04 14:55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1년 시무식사를 통해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 공격에 대해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사법부 판단에 대해 정치권에서 나오는 비난과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판사 신상털기에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4일 "사회 각 영역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고 그런 갈등과 대립이 법원으로 밀려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대신 자율적인 방식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그런 갈등이 사건화돼 법원으로 오는 순간 법관에게는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해야 할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판결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 법관 개개인에 대해 공격이 가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대법원장으로서 헌법적 책무를 항시 잊지 않고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부당한 외부 공격에 대해서는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의 직무배제 및 징계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으로 법원이 결정의 키를 쥐게 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선 여권 중심으로 '사법 농단'이라며 '법관 탄핵'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아울러 법관들의 자기반성도 주문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현재의 사법부가 국민으로부터 충분히 그 성과와 노력을 인정받고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자신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며 "사법부의 성과나 노력을 알아달라고 호소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문제되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것뿐 아니라 사법부의 본질적 역할인 재판 그 자체에 대한 자기반성도 필요하다"면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우리가 굳건히 지켜야 할 것과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하고, 이로써 개혁과 변화의 내적 동력을 얻어 실천할 때 비로소 사법부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당사자가 말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재판;이 될 수 없다"며 당사자들의 변론에 귀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제도적 뒷받침을 소홀히 하면서 법원 가족 개개인의 무한한 봉사와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법관과 재판지원인력의 지속적인 충원, 물적 설비의 확충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충실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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