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회의사당에서 한복 입고 취임선서한 '순자' 의원

입력 2021-01-04 15:53   수정 2021-01-04 16:04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미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58) 민주당 의원이 한복을 입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미 의회가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한 청문회를 예고하고 이에 대해 한국 여당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하는 등 한·미 관계가 난관에 부딪힌 가운데 한국계임을 강조하는 스트릭랜드 의원이 양국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연방 하원 개원식에 붉은색 저고리와 짙은 푸른색 한복 치마를 입고 참석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재한 가운데 그는 한복을 입고 동료 의원들과 함께 오른손을 들고 선서하며 미 연방 하원의원에 공식 취임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지난 선거에서 함께 당선된 공화당의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과 함께 미국 최초의 한국계 여성 하원의원이다.

워싱턴주에서 당선된 스트릭랜드 의원은 1962년 서울에서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당시 주한미군이던 아버지 윌리 스트릭랜드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2010년 워싱턴주 타코마 당선돼 8년간 재직했다. 타코마시의 첫 동양계이자 흑인 여성 시장이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복은 다양성이라는 미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계이자 흑인 후예로서 내 한복을 입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다며 “한복은 단순히 나의 혈통과 어머니를 기리기 위한 것 뿐만이 아니라 국가, 주, 하원의사당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거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서 한복 차림으로 동료 의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한국계 재선 의원인 앤디 김 의원과 팔꿈치 인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미국 하원의원이 한복을 입고 취임식에 나선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스트릭랜드 의원의 ‘한복 취임’은 한인들의 미국 사회 진출에 큰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트릭랜드 의원이 얼어붙은 한·미관계 개선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제사회와 야당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에 대해 미 의회 내 초당적인 인권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의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지난달 개정안을 비롯해 한국 내 인권 상황과 관련한 청문회까지 예고했다. 이에 대해 개정안 대표발의자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이 “내정 간섭”이라 반발하며 양국 관계 악화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는 미국 의원의 탄생은 양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이번에 취임한 영 김 의원도 지난달 22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회에서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양국 의회 간 공동 세션 등도 개최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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