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누가 '미친 집값'을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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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06 17:44   수정 2021-01-07 00:15

[데스크 칼럼] 누가 '미친 집값'을 만들었나

1958년 중국 쓰촨성 농지를 시찰하던 마오쩌둥은 참새들이 수확을 앞둔 벼를 쪼아먹는 것을 봤다. 식량 증산이 숙제였던 마오쩌둥은 “저 새는 해로운 새다.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순간 참새는 쥐, 파리, 모기와 같은 유해 동물로 지정됐고, 베이징에는 ‘참새 섬멸 총지휘부’가 만들어졌다. 중국 전역이 참새 잡기에 나서면서 1958년 한 해에만 2억1000만 마리가 몰살됐다.

그러나 기다리던 풍년은 오지 않았다. 반대로 참새가 잡아먹었던 해충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최악의 흉년이 들었다. 일설에 따르면 1960년까지 3년간 중국에서는 4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
임대사업자 없애자 더 올라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불길이 다시 거침없이 타오르고 있다. 이번 정부가 내놓은 24번의 부동산 대책은 시장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서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들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집값을 끌어올린 범인들을 색출해 철퇴를 가했다. 임대사업자가 대표적이다. 집권 초기에는 임대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2017년 ‘12·13 부동산 대책’에서 임대사업자에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제외 등 혜택을 줬다. 그러나 집값 상승이 이어지자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는 투기 세력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2018년 혜택을 없애더니 지난해 ‘7·10 대책’에서는 아예 제도 자체를 폐지해 버렸다.

임대사업자는 정부가 공공임대를 지을 수 없는 도심, 즉 수요가 많은 곳에 민간임대를 공급한다. 이런 임대사업자가 없어지니 가뜩이나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불안했던 전셋값이 더 치솟았다. 전국적인 전세난은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려 지금의 급등장을 만들었다. 참새가 자취를 감춘 논에 흉년이 든 것처럼 임대사업자가 사라지자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른 셈이다.

정부가 또 다른 범인으로 꼽은 것은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다. 남보다 더 공부하고 현장에 다니면서 얻은 노하우를 내집 마련이 간절한 이들에게 전해준 그들은 투기를 조장하는 적폐로 몰렸다.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라고 하지만, 집을 한 번 사기까지는 수많은 검토와 고민을 거친다. 전문가들의 바람잡이에 휩쓸린 매수세가 과연 그렇게 많았을지 의문이다.
'주택 정치'한 정부가 주범
정부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들까지 ‘갭투자자’라는 이름을 붙여 리스트에 올렸다. 한 번에 수십억원을 척척 내 미계약 아파트를 사가는 ‘금수저’는 실수요자, 돈이 없어 전세 낀 집을 간신히 사는 ‘흙수저’는 투기꾼이라는 게 정부 논리다. 전세 세입자들도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세금을 이용해 집을 사지 못하도록 전세자금대출을 틀어막았다.

이렇게 많은 범인을 찾아 응징했지만 집값은 왜 잡히지 않았을까. 집값을 올린 주범은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정치’를 펼친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의도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려고 해도 이번 정부만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치 측면에서 보면 지금의 ‘편가르기’는 성공적이다. 2030세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내집 마련 꿈을 접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제 정부가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공임대라도 있어야 비바람을 피할 거처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니 자포자기한 무주택자들은 현 정부를 지지하고, 선거에서 또 표를 몰아줄 것이다.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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