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중국서 나온 게 아니다?…보기 불편한 책임 회피 [여기는 논설실]

입력 2021-01-07 09:30   수정 2021-01-07 09:39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생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의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 중국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된 초기부터 친(親) 중국 행보를 보여오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직접 "(중국의 조치가)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을 정도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기원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지만, 일본 등 주요국에선 "과학적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과연 언제까지 중국이 '코로나 책임론'을 피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반구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급한 고비를 넘긴다면 세계 각국에서 중국을 겨냥해 '책임지라'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총 10명으로 구성된 WHO의 국제 전문가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하기 위해 각자의 고국을 떠났지만, 중국 정부가 입국 허가를 하지 않아 방문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2명의 팀원이 고국을 떠났으며 나머지 팀원들은 발이 묶여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임무를 진행하고 싶다”며 입국 거부에 포기하지 않고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책임론'의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기자회견에서 "(WHO 조사와 관련해)몇 가지 오해가 생겼을 수 있다"며 "WHO 측과 지금도 의사소통을 취하는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오해'가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코로나 기원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2019년 우한에서의 코로나 발병과 확산을 은폐했던 중국은 코로나 발병 책임론을 피하고자 코로나의 기원과 중국은 무관하다는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WHO가 코로나바이러스 조사팀을 발족시키자 중국 전문가들은 발원지가 중국 우한이 아니라고 강변했고, 외국산 냉동식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장관은 신화통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국은 최단기간 내에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경제·사회 활동을 재개해 강력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며 “중국은 인류가 코로나에 대한 최종 승리를 확보할 때까지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유체이탈식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각국은 중국의 이 같은 노골적인 '오리발'행보가 마뜩잖은 모습입니다.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조기에 중국 방문 조사가 실현돼 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강하게 기대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미국과 호주는 공개적으로 중국 측의 '투명하지 않은' 코로나 대처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 중국 정부의 질병 발생 은폐로 코로나 확산을 억제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언제까지 중국이 책임을 피해갈 수 있을까요. 확실한 사실관계의 규명과 중국 정부의 진솔한 인정이 있어야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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