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거리 3시간 걸려…서울시·기상청 뭐했나" 불만 폭발

입력 2021-01-07 12:32   수정 2021-01-07 17:14



한파에 간밤 폭설이 겹쳐 도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7일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전날 밤부터 서울 도로 곳곳은 정체와 접촉사고가 잇따랐다. 일각에선 기상청과 서울시 등의 대응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파경보에 결빙…지하철 운행도 지연·중단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는 전날 오후 7시부터 기습 폭설이 내려 3.8㎝ 이상(오후 9시 기준)의 눈이 쌓였다. 7일 서울 지역의 주요 도로는 미처 녹지 못한 눈이 얼어 결빙되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아침 체감기온은 영하 25도까지 떨어졌다.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0분께 관악구의 한 교회 앞에서 미끄러진 차가 건물 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4시30분께는 올림픽대로 동호대교 인근에서 승용차와 승합차가 부딪쳤다. 6시20분께 동작대교 남단 인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미끄러지며 정차 중인 택시를 추돌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개운산·북악골프장 인근, 인왕산길 등 전날 6개 구간에 내려진 통제는 이날 0시를 기해 해제됐으나,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내부순환로 등 간선도로 곳곳에서 출근 시간 정체가 발생했다. 밤고개로(서울공항→수서역)나 헌릉로(내곡나들목→염곡사거리) 오르막길 등도 오전 8시를 넘어서까지 제설작업 지연과 접촉사고·고장 등으로 운행에 불편이 이어졌다.

한파로 곳곳에서 열차 출입문과 선로 전환기 등이 얼면서 산발적으로 열차가 지연돼 지하철 출근길도 사실상 ‘마비’였다는 전언이다.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등에서 열차가 고장나 한동안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4호선 당고개행 열차 운행은 30분 가량 중단됐다.

이 밖에 전날부터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이날 오전 6시까지 전국에서 한랭질환자 2명이 발생했다. 수도계량기 274건, 수도관 7건 등 동파 피해도 잇따랐다.
"기상청·서울시 대응 부족했다" 불만도
일각에선 기상청과 서울시 등의 폭설 대응이 부족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태평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반모씨(39)는 전날 상도동 집으로 퇴근하는 데 꼬박 3시간30분이 걸렸다. 반씨는 “평소 자동차로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힘들게 가야 했다”며 “기상청의 대설 예보나 서울시의 예방 및 대응 조치가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예컨대 서울시가 기상청의 대설 예보를 토대로 제설 차량을 미리 배치하거나 염화칼슘을 뿌려놨다면 교통체증이 덜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40)는 “서울시 재난문자는 전날 오후 8시45분이 돼서야 왔다”며 “오후 5시께 눈이 많이 쌓일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퇴근하라고 했다면 혼란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눈이 내린 시간이 퇴근 때와 맞물리면서 제설차를 투입하거나 제설제를 추가 투입하기 어려웠다”며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눈이 내리기 전에 일부 도로에는 제설제를 뿌렸지만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은 것 같다”며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눈이 녹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빨랐다”고 덧붙였다.

한파는 다음주 초까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계속 남하하고 있어서다. 7일 서울·경기 남동부와 충남 북동부, 충북, 경북 북부 내륙의 아침 기온은 영하 15도 이하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5~10도까지 떨어졌다”며 “낮 기온도 영하 13~3도로 전국이 영하권일 것”이라고 했다. 8~9일에는 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대설특보가 발효된 충남 남부, 전라권, 제주도는 해기차(대기 하층 기온과 해수면의 온도 차)로 인해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흐리고 시간당 1∼3㎝의 눈이 오고 있다.

정지은/박종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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