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시험 통과 위해 얼굴사진 합성"...알선책 네팔 현지서 검거

입력 2021-01-07 18:48   수정 2021-01-07 18:54


네팔 현지에서 한국 불법입국을 알선한 네팔인들이 검거됐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외국인청)은 네팔 현지 불법입국 알선책 A씨(52·남)와 B씨(29·남)가 네팔경찰청에 붙잡혔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취업을 희망하는 현지인들이 한국어능력시험에 통과할 수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리시험 등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입국 희망 네팔인들은 한국어능력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비자발급이 어렵게 되자 알선책에게 한화 약 100만~700만원을 주고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청은 “네팔 경찰청이 수도 카트만두에 숨어있던 알선책 A씨를 지난해 12월22일에, B씨를 12월24일에 각각 검거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청이 이들의 현지 불법 알선 행위에 대해 파악한 것은 지난해 1월이었다. 국내에 머물던 네팔인 C씨(30·남)가 한국어시험 응시 희망자의 얼굴사진을 자신의 얼굴과 합성해 대리응시해 준 혐의로 붙잡혔다. A씨는 네팔 현지서 대리응시 행위를 저지르고 2019년 비전문취업(E-9)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다.

구속된 C씨는 네팔에서 한국어 강사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었다는 게 외국인청 측 설명이다. 그는 네팔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에게 접근, 대리시험을 봐주겠다고 제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하루 두 번씩이나 대리시험을 보는 등 5명의 시험을 대신 봐준 것으로 밝혀졌다. C씨는 관계당국에 “의뢰자 사진과 자기 사진을 합성하면 두 사람 가운데 누구라고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청은 외국인들이 불법으로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얼굴사진까지 합성해 한국어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청은 네팔 현지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을 대리응시하고 한국에 들어와 있는 네팔인 6명(C씨 포함)과 대리응시를 부탁한 네팔인 51명을 지난해 1~2월에 무더기 적발했다. 이들 가운데 상습적으로 돈을 받고 대리시험에 응시한 5명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나머지 1명과 대리응시를 부탁한 51명은 강제 퇴거조치 했다.

법무부와 국가정보원은 주 네팔 대한민국대사관을 통해 네팔 고용노동부에도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네팔 당국은 한국 산업인력공단과 공조해 지문·안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매년 9만여 명이 넘는 네팔인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어능력시험을 응시 중”이라며 “이번 사건은 네팔 현지 언론에서 잇따라 크게 보도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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