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었다" 낯선 트럼프의 가라앉은 목소리…결국 '승복'

입력 2021-01-08 13:48   수정 2021-02-16 13:30


작년 11월 대선 패배 후 줄곧 격앙된 목소리로 ‘불복’ 메시지를 내며 지지자들을 독려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7일(이하 현지시간) 정권 이양을 언급하며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2분40여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올려 “의회가 (대선) 결과를 인증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새 행정부는 1월20일 출범할 것”이라며 “이제 내 초점은 순조롭고 질서 있고 빈틈없는 정권 이양을 보장하는 것으로 전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인정과 정권 이양 작업 돌입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나온 건 이번이 처음.

평소와 사뭇 다른 차분한 톤으로 대통령으로 일한 게 영광이었다고 밝힌 그는 전날(6일) 자신의 지지자들로 이뤄진 시위대가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빚은 것을 의식한 듯 “우리는 막 치열한 선거를 겪었고 감정은 고조돼 있다. 그러나 이제 침착해지고 평온함이 회복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루 전만 해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하면서 시위대를 독려하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시위대 난입 사태에 대해서도 “미국은 법과 질서의 나라”라며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본거지를 더럽혔다.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 승복 메시지는 대선을 치른 지 두 달여 만이자 퇴임을 불과 13일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시위대의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겼다며 탄핵론까지 불거지는 상황이 되자 결국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13일 남겨두고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직이 곧 끝난다는 것을 처음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CNN도 “두 번째 임기를 안 하겠다고 처음 공개적으로 인정했다”고 짚었고, 워싱턴포스트 역시 “바이든을 공식 인정하는 가장 근접한 메시지”라고 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concede)’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진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축하의 말이나 취임식 참석 여부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내 훌륭한 지지자들이 실망했다는 걸 안다. 우리의 놀라운 여행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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