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긴 아까워] 정명훈과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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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08 15:28   수정 2021-01-08 18:15

[혼자보긴 아까워] 정명훈과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명연

백발 여성이 피아노 앞에 선다. 그 뒤로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주자가 느린 박자로 서정적인 선율을 뱉어낸다. 독주가 관현악 합주로 발전하자 빨간 팔찌를 찬 피아니스트의 손이 건반을 향한다. 박자가 빨라지며 손가락이 탭댄스를 추듯 건반 위를 뛰논다. 연주는 점차 격정적으로 변한다. 피아니스트가 지휘자를 바라보고 연주를 멈춘다. 이내 잔잔한 관현악 반주가 공연장을 채운다.

지난달 5일 새벽 3시(한국 시간)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선보인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중 1악장 도입부다.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협연에 나선 연주자는 '피아노 여제'(女帝)로 불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80)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열 여섯살 때인 1957년 제네바 국제콩쿠르와 페루치오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65년에는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1위에 올라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평론가들은 그의 뛰어난 박자감각과 함께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해석이 탁월하다고 평한다. 허명현 음악평론가는 아르헤리치에 대해 "연주할 때 감정이 격정적으로 변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감정표현을 극대화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다"라고 평했다.

아르헤리치는 60대가 돼서도 음반활동에 적극 나섰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낸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1번과 3번'은 2000년 그래미 최고 솔로연주상을 탔다.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네프와 녹음한 '모리스 라벨:어미 거위'와 '프로코피예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신데렐라 모음곡'으로 2005년 그래미 최고 실내악 연주상을 받기도 했다.

공연에서도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다웠다. 격정적이면서도 서정성이 짙은 연주를 펼쳤다.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받쳐준 건 지휘자 정명훈(68). 객원 지휘자로 초청받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아르헤리치와 정명훈, 두 거장의 투혼이 빛난 공연이었다. 약 30분에 걸친 협연에 이어 정명훈은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도 선보였다. 코로나19 탓에 단원 41명만이 무대에 섰지만 대편성(50명 이상) 못지 않은 화음을 들려줬다.

생중계를 놓친 팬들은 실황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면 된다. 감상법은 간단하다. 파리에 있는 콘서트홀 '필하모니 드 파리'(Philharmonie de paris) 공식 홈페이지에서 '라이브' 채널로 접속한 후 콘서트 항목을 누르면 된다. 올해 6월 1일까지 횟수 제한없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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