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현대차, XR로 개발 기간 줄이고 품질 높인다

입력 2021-01-11 15:08   수정 2021-01-11 19:19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확장현실(XR) 기술을 제조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보잉·현대자동차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은 제품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설계 품질을 높이고, 제작에 드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졌던 XR이 산업 현장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XR 산업 발전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포항과학산업연구원(RIST)은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제조 파일럿 공장에 XR 기술을 접목하는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쌍둥이’처럼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개발된 XR 기술은 실제 포스코케미칼의 파일럿 제조설비를 가상으로 동일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원격에서 VR을 통해 현장 설비 운영을 지원할 수 있다. 각종 데이터를 컴퓨터상에서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신공정을 개발해내는 것도 가능하다. 포스코케미칼의 파일럿 공장 관계자는 “개발된 기술을 적용해 2차전지 소재 신제품 개발 기간 및 작업자 교육 기간을 단축해 25%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창출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지난해 말 발표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자동차 부품회사 프론텍과 포스코케미칼의 현장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국비 총 100억원이 투입된다. NIPA 관계자는 “제조 공장 설비는 계속해서 복잡해지고, 숙련된 작업자는 부족해지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제조공정 최적화와 생산성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등은 디지털 트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공정 예측, 예지 진단, 공정 최적화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2022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수년 전부터 신차 개발 과정에 VR 기술을 적용해왔다. 2019년부터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VR을 통해 자동차의 부품과 재질, 색상을 바꿔가며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다. 설계 품질 검증에도 VR 기술이 활용된다.
각국 정부·기업 기술투자 확대
미국 등 해외 기업들도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XR 기술을 제조 과정에 접목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제조 매뉴얼에 AR을 적용했다. 그 결과 제조 생산성이 34% 향상되고, 유지보수 비용은 1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AR을 통해 작업 시간을 30~50% 단축했고 설계 시간은 최대 99%까지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XR의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지고 있다. VR 체험장을 만든 BMW를 비롯해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판매·유통, 서비스 등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세계 XR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이 XR 시장 활성화를 앞당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은 2019년 78억9000만달러(약 8조6000억원)에서 2024년 1368억달러(약 149조4000억원)로 5년간 연평균 76.9%씩 성장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내년까지 기업의 70%가 XR을 시험하고, 25%는 생산과정에 적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XR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의료·교육 등 핵심 분야의 VR·AR 연구를 국가 주도로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VR·AR을 활용한 훈련시스템 개발에 내년까지 총 110억달러(약 12조원)를 쏟을 계획이다. 중국·영국 등도 XR 기술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애플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은 기술 경쟁에 한창이다.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MS다. 2019년 기업용 AR 글래스인 ‘홀로렌즈2’를 선보였다. 가상 공간의 물체와 실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에어버스 등 주요 기업에 이 제품을 공급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에도 이 제품을 출시했다.

애플은 AR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한 ‘아이폰12 프로’를 지난해 10월 선보였다. 2022년에는 AR 글래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일반 소비자용 AR 글래스를 개발해온 구글은 지난 2019년 초 기업용 ‘구글글래스2’를 출시했다. 최근 AR 글래스 개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AR 글래스 업체 노스를 인수하면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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