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신임 사무총장 "평화 위한 글로벌 담론, 한국이 이끌어야죠"

입력 2021-01-12 17:28   수정 2021-01-13 01:06

“유네스코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정말 모범생이에요. 교육, 과학, 문화 모든 분야에서 도움받기에 급급했던 나라가 어느새 완전히 자립했잖아요. 이젠 모범생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차례입니다.”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신임 사무총장(64·사진)은 지난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교육과 과학, 문화 분야 협력을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자는 유네스코 헌장에 따라 1954년 한국에 설립된 국가위원회다. 유네스코 본부가 따로 있지만,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부 개념이 아닌 독립적 국가위원회 체제를 갖췄다. 문화인류학자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일하던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취임해 4년 임기를 시작했다.

한 사무총장은 “전후 황무지와 같았던 한국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유네스코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교과서 제작 지원, 도서기증, 교육 기자재 원조 등 교육 분야 지원은 한국이 가난을 딛고 일어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 사무총장은 자신이 받은 도움을 예로 들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1970년대만 해도 ‘유네스코 쿠폰’이라는 게 있었어요. 달러 대신 쓸 수 있는 일종의 교육용 화폐였죠. 공부하려면 해외 원서를 사야 하는데 나라에 달러가 귀하니까 저 같은 개인은 살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이 쿠폰을 원화로 사면 유네스코가 달러로 환산해서 해외 원서를 구매할 수 있게 해줬어요. 당시 대학에 있던 값비싼 교육 기자재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들여왔죠.”

한 사무총장은 “이제는 교육·과학·문화 발전을 위한 글로벌 담론을 우리가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교육수준은 전후(戰後)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높아졌지만, 교육 불평등과 같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이면서도 세계적으로 꼭 다뤄야 하는 의제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글로벌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한 사무총장은 국내외 학술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꼽았다. 한 사무총장은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책을 제언할 수 있는 여러 지식인 및 유관기관과 지적·도덕적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003년 유네스코 본부가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을 새로 만들도록 주도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한 사무총장은 오래전부터 학자로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교류를 해왔다. 위원회가 발간하는 영문 한국학 학술지 ‘코리아저널’ 편집위원으로 2006년부터 7년간 일했다. 한 사무총장은 “위원회와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평화를 위한 여러 사업을 잘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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