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링거워터가 링티로 사명 변경한 까닭은?

입력 2021-01-12 17:03   수정 2021-01-13 01:28

마시는 수액(경구수액) 제품으로 유명한 링거워터는 최근 사명을 제품명과 같은 링티로 바꿨다. 기존 회사 명칭에 ‘링거’란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고발당해 고초를 치렀기 때문이다. 이원철 링티 대표는 “사명으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업도 어려움을 겪었다”며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7년 마시는 수액이란 제품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링거와 워터(물)를 합쳐 사명을 지었다. 당시 국민신문고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문도 받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제품명에 링거가 들어가는 것은 안 되지만 회사 이름으로는 괜찮다는 식약처의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2019년 식약처의 단속을 받았다. 제품 내부 포장지와 설명서에 표시돼 있던 ‘링거워터’란 문구 때문에 제품이 의약품으로 인식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였다.

그해 11월 식약처는 ‘의약품 오인 우려 허위·과대광고’ 업체를 적발했다며 기자회견도 열었다. 링거워터는 관할 구청에서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받으며 영업정지 위기에 놓였다. 식약처 고발로 경찰 조사도 받았다. 다행히 영업정지는 면했지만 회사와 제품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가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받았다. 그는 “위탁생산 업체에 부담을 줄 수 없어 링거워터가 과태료 금액을 보전해줬다”고 했다.

식약처 발표 후 회사 매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식약처 발표 직전 월 18억원까지 늘었던 매출은 이후 월 1억~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듬해 3월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을 때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식약처 발표 이후 이미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며 “회사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조건 없이 환불 요청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2017년 링티를 개발했다. 한겨울 야외 훈련을 나가면 탈진하는 군인이 나왔는데, 처방용으로 가져간 링거가 추운 날씨에 얼기 일쑤였던 게 개발 계기였다. ‘입으로 마시는 수액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 그는 군 내에서 동료 군의관들과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현역 군인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겨루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에 참가해 육군참모총장상을 받기도 했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에 나섰다. 링티가 온라인 유통몰 등에 출시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100만 포 이상 판매돼 그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갑작스러운 식약처 고발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그는 회사를 접을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위기를 극복한 링티는 누적 판매량 1500만 포를 돌파하며 수분 보충 식품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 회사 매출은 2018년 16억원에서 2020년엔 140억원(추정치)으로 늘어났다.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변호사는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과대광고를 막는 건 당연하지만 법 해석을 지나치게 좁게 해 상호 선정의 자유를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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