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전기차에 30조 퍼붓는 GM…전기트럭 사업 '개시' [CES 2021]

입력 2021-01-13 08:16   수정 2021-01-13 08:17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30조원을 투자한다. 수직이착륙 도심항공모빌리티 콘셉트를 선보이고 자율주행 기반 물류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27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했다.

바라 CEO는 기조연설에서 "GM은 미래 비전으로 '사고 제로'·'배출가스 제로'·'교통체증 제로' 등 '3 제로'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열쇠는 전동화에 있다"며 전기차를 통해 사회를 혁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전동화는 배출가스를 줄이고 차량과 교통 인프라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해 교통체증과 사고를 줄인다"며 "세계 전기차 시장은 3% 수준에 그치지만 바뀔 전망이고, 그 변화는 GM이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바라 CEO는 자율주행 기반 배송용 전기트럭 서비스 '브라이트 드롭'을 선보였다. 브라이트 드롭은 짐을 싣고 단거리를 이동하는 'EP1'과 EP1을 싣고 중·장거리를 이동하는 전기 밴 EV600으로 구성된다.

택배 배송 기사가 EV600을 몰고 배송지로 이동한 뒤 EP1을 꺼내면, 택배 상자를 품은 EP1이 배송 기사를 따라간다는 것이 GM의 설명이다. EP1은 최대 90kg의 화물을 싣고 초당 3m 속도까지 운행할 수 있다.

배송 기사가 화물을 직접 운반하지 않아도 되기에 체력 부담은 줄고 더 많은 물품을 운송할 수 있게 된다. GM은 페덱스와 함께 한 실증 실험을 통해 브라이트 드롭을 적용할 경우 배송 기사가 하루에 25%의 물량을 더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GM은 브라이트 드롭을 통해 도심 내 물류 배송으로 인한 교통체증과 대기 오염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물류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GM은 택배 시장이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8500억달러(약 934조원) 규모로 늘어나고, 도심 내에서 배송차량 교통량도 7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브라이트 드롭은 연말부터 페덱스에 공급될 예정이다.

GM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에서 무인 자율주행 허가를 받았다. 최대 시속 30마일(약 48km/h) 이하 속도라면 캘리포니아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허가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크루즈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푸드뱅크와 협력을 통해 14만개 이상의 음식을 샌프란시스코 내 필요한 기관 등에 배달했다"며 "인간 운전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율주행차량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도 도전…캐딜락 Halo 포트폴리오 일환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캐딜락 콘셉트카와 도심항공모빌리티 콘셉트도 공개됐다. 네모난 상자를 연상시키는 콘셉트카는 소파를 갖춘 거실과 같은 실내를 갖추고 있다. 마이클 심코 GM 글로벌 디자인 담당 부사장은 "친구나 가족끼리 목적지로 이동하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사교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 콘셉트는 1인승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드론 형태를 갖췄다. 90kWh 전기 모터를 통해 4개 로터를 작동시켜 도심 항공을 비행한다는 구상이다. 심코 부사장은 "도심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GM의 첫 번째 시도"라며 "이들(자율주행 콘셉트카와 도심항공 모빌리티 콘셉트)은 모두 캐딜락 'Halo 포트폴리오'의 일환이다. 5년 뒤 미래를 이끌 모빌리티"라고 밝혔다.


GM이 이날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를 실제 개발할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소비자들은 GMC 허머 EV, 캐딜락 리릭 등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제작된 전기차를 먼저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GM은 전기차 전용 차세대 얼티엄 플랫폼을 개발했다. 배터리 장착 형태에 따라 차급과 차종의 한계를 넘어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등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완충 시 최대 450마일(약724km) 주행이 가능하며 고성능 모델의 경우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이르는 시간) 3초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LG화학과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배터리도 확보했다. 메이 카이 GM 기술 연구 매니저는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이 분사한) LG 에너지 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배터리 크기는 줄이고 용량은 늘릴 수 있었다"며 "얼티엄 플랫폼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기존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60% 높고 비용은 40% 낮다. 무게도 25% 줄었다"고 설명했다.


얼티엄 플랫폼의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은 배터리를 최상의 상태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효율을 높이고 수명도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얼티엄 플랫폼에 전기모터 등을 결합한 얼티엄 드라이브 역시 이전 세대 전기차에 비해 동력계 무게를 절반으로 줄이고 성능은 25% 향상됐다는 평가다.

GM은 얼티엄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GMC의 첫 전기차 허머 EV를 연말 출시할 예정이다. 정통 오프로더 디자인을 구현하면서도 최첨단 디지털 요소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고 1000마력의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e4WD라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험로 주행이 가능하다.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563km다.


캐딜락의 전기 SUV 콘셉트카 리릭도 이날 쇼카가 최초 공개됐다. 리릭은 캐딜락 고유의 미국적인 럭셔리를 첨단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완충 시 482km 주행이 가능하며 첨단 주행보조 기능인 슈퍼 크루즈 3가 적용된다. 차량 스스로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내에서 달리고, 차로 변경과 주차도 알아서 한다. 실내에는 3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았다. 스티브 칼라일 GM 북미 수석부사장은 "캐딜락 리릭은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간 베일에 싸였던 캐딜락 전기차 셀레스틱 쇼카도 이날 공개됐다. 셀레스틱은 캐딜락 플래그십 세단이 될 전기차다. 4도어 쿠페 형태에 파노라마 썬루프를 갖췄다. GM은 셀레스틱 쇼카를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썬루프의 투명도를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쉐보레 볼트 EV도 새로운 버전이 출시된다. GM은 이날 쉐보레 볼트 EV의 해치백 버전과 쉐보레 볼트 EUV가 내달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쉐보레 볼트 EV 해치백과 보다 큰 덩치의 쉐보레 볼트 EUV는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GM은 두 차량이 캐딜락의 첨단 주행보조 기능인 슈퍼 크루즈3를 지원해 가장 진보된 운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심코 부사장은 출시를 앞둔 GM의 신형 전기차들의 실루엣도 공개했다. 심코 부사장 바로 뒤에 캐딜락 리릭과 GMC 험머 EV, 캐딜락 셀레스틱이 자리잡았다. 뒷줄에는 쉐보레 픽업트럭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차량들이 배치됐다. 심코 부사장은 "(쉐보레 픽업트럭을 제외한 3대 가운데 2대는) 뷰익 브랜드의 전기 SUV"라고 말했다.

GM은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3만달러 이하 전기차부터 10만달러가 넘는 전기차까지 선보여 소비자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 미국과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바라 회장은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7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미래 전기차를 가장 즐겁게 누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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