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 없앤다는데…실효성 있을까

입력 2021-01-14 12:58   수정 2021-01-14 13:12


정부가 외국보다 과도한 규제를 폐지하도록 하는 '규제챌린지' 제도를 다음달 도입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많아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고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14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규제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국조실은 올해 △규제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플랫폼 안착·발전 △신산업 5대 분야 규제 혁신 △기업부담·국민불편 5대 분야 규제 개선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규제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만 있는 규제 없애는 '규제챌린지' 제도 신설
규제혁신 플랫폼 분야에선 이미 운영 중인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성화하는 한편 규제챌린지라는 새로운 제도를 만든다. 해외엔 없거나 외국보다 과도한 규제에 대해 담당 부처가 계속 둬야 하는 이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를 개선토록 하는 것이다. 경제단체가 규제 개선 건의를 하면 소관 부처 입증위원회가 검토하고, 규제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규제를 푸는 흐름으로 운영된다. 규제챌린지 제도엔 해외 사례가 없는 규제를 신설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국조실 관계자는 "규제챌린지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음달 마련할 규제정비 종합계획에 규제챌린지 제도 도입 내용을 포함시켜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에선 규제 혁신에 대한 정부 의지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신설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최근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 등 외국보다 과도한 규제 법안이 속속 통과되고 있다"면서 "규제챌린지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이런 국회발(發) 규제 강화를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 의료, 공유경제 등 분야 굵직한 기존 규제도 부처가 '해외 사례는 없지만 한국 특성상 필요하다'고 주장하면 말짱 도루묵 아니냐"고 했다. 새로운 규제 혁신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굵직한 규제 하나를 제대로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대학 정원 규제도 손본다
기업부담·국민불편 규제 분야에서는 공장입지 규제 완화를 추진키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과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각종 지역·지구 내 입주업종·공장용지·건폐율 등 규제 완화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내달 이를 구체화한 공장입지 확대방안을 마련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고등교육규제도 정비한다. 대학의 정원, 교원, 교육과정, 시설 등 규제가 대상이다. 특히 대학 정원 규제는 △일부 명문대 입시 경쟁을 심화시켜 사교육 확대를 부추기고 △대학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이런 규제까지 과감히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등규제정비 방안은 올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온라인·비대면 영업 규제혁신방안을 3월 마련한다. 온라인사업장의 인적·물적·시설 요건 완화, 온라인 판매허용 품목 확대 등이 추진된다.

신산업 규제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산업 △비대면 산업 △기반산업 스마트화 △그린산업 △바이오의료산업 등 5대 분야의 규제 혁신에 집중한다. 인공지능(AI) 규제기준 마련, 증강현실(VR) 규제 개선, 풍력발전 입지 규제 정비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국조실은 설명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규제챌린지 제도 도입에 대해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미국 일본 유럽 등엔 없는 규제를 고집하는 건 기업들이 혁신을 못하게 발목을 묶는 일"이라며 "규제챌린지 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해 대대적인 규제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규제 입법 증가 문제에 대해선 "국회 법안 심의 때 규제 심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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