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공매도 재개를 놓고 찬반양론이 뜨겁다. 찬성 쪽은 “증시 과열 얘기가 나오는 지금이야말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풀 타이밍이다. 마냥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지적한다. 반대 쪽은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내몰릴 것이다. 동학개미의 투자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동학개미의 표 계산에 복잡하다. 여당은 반대쪽에 가세하고, 야당은 증권당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맞선다. 정치 이슈로 번지자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된다”고 예고했던 금융위원회도 움찔하고 있다.찬반양론 모두 일리가 있다. 지난해 상승률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코스피 3000 시대’를 연 데는 동학개미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공매도 금지가 수급과 투자심리 안정에 보탬을 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매도를 재개하는 게 옳은 방향이다. 단기 충격이 올 수 있겠지만, 진정으로 동학개미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진국 가운데 한국처럼 장기간 공매도를 금지한 나라는 없다. 미국 독일 일본은 코로나 사태에도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몇몇 나라는 지난해 3~4월 한시적으로 금지했다가 재개했다. 아직 ‘이머징 마켓’에 머물고 있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로 평가받으려면 공매도 허용은 기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는 개인에게 불리한 현행 규정을 개정하고, 단계적으로 허용하면 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직(職)을 걸고서라도 소신껏 나아가야 한다. 정치권에 굴복하면 거품을 방조하고, ‘폭탄 돌리기’를 했다는 오명을 남길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링거 주사’를 떼야 한다. 코로나가 물러가더라도 상당수 자영업자는 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링거를 떼는 순간 한꺼번에 부실이 터져 금융시장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금융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이자 유예 조치라도 중단하는 등의 세심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공매도 금지, 대출금 상환유예 등의 선제적 조치로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거품과 폭탄이 더 커지기 전에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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