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입 의존하는 韓, 식품물가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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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7 17:28   수정 2021-01-18 01:53

곡물 수입 의존하는 韓, 식품물가 오르나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상 기후와 코로나19 사태 영향 때문이다. 식품 원재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 상승세가 계속돼 국내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기준물인 3월 인도분 선물은 부셸(27.2㎏)당 53.9달러에 거래돼 2013년 6월 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밀 3월물은 67.5달러, 대두 3월물은 부셸당 14.145달러에 손바뀜됐다. 각각 작년 1월과 비교하면 가격이 40% 폭등했다.

세계 식량 공급망은 작년부터 균열을 보였다. 첫 번째 이유는 이례적인 기후 변화다. 유럽연합(EU) 지구관측 프로그램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지난해 1, 5, 9, 11월은 각각 당월 사상 최고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구가 끓어오르자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 주요 식량산지 곳곳에선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요 작물이 큰 작황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도 세계 식량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 생산국 농가엔 계절노동자가 크게 줄었다. 각국 간 물류 비용은 대폭 늘었다. 일부는 이동이 어려워져 아예 판로가 깨졌다.

주요국의 식량 보호주의 움직임도 곡류 가격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자국 내 밀 공급량이 줄자 수출 억제 조치를 내놨다. 러시아 정부는 오는 3월 1일부터 밀 수출 관세를 t당 50유로로 기존 대비 두 배 올린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옥수수와 보리에 대해서도 수출 관세를 인상할 계획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 인플레이션’은 이제 현실”이라며 “곡류를 비롯해 육류, 유제품 등 식량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급망 문제는 단기간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식품물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식품 원재료나 사료로 쓰이는 대두와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면 돼지고기 같은 육류 가격도 오른다. 밀 가격이 급등하면 제분 업체가 쓰는 소맥분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식품기업도 라면·빵·과자 등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상할 공산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국내 곡물자급률(국내 농산물 소비량 대비 생산량 비율)은 21.0%에 불과하다. 밀의 경우엔 소비량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기업은 통상 원료 재고를 3~6개월분가량 확보해두는데, 주요 식량 원자재 가격 오름세는 이미 6개월을 훌쩍 넘었다”며 “지금까지는 식탁물가 영향 등을 고려해 기업이 원가 부담을 감내했지만, 여기서 곡류 가격이 더 오르면 더 이상 견딜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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