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9개·중국 15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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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7 12:00   수정 2021-01-17 13:45

일본 29개·중국 15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있는데…


설악산에 권금성에 이은 두번째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된 건 전두환 정부 때인 1982년이다. 당시 정부는 환경 훼손을 이유로 불허했다. 그로부터 10여년 뒤인 1995년 강원도는 ‘오색케이블카’란 이름으로 사업을 재추진한다. 케이블카 시작 지점이 오색지구여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 사업에 희망의 불씨가 보이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또 10여년이 지난 2010년이다. 그해 정부가 “1~2개 국립공원만 시범적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 “국립공원은 절대 건드리면 안된다”는 반대 여론과 “외국은 케이블카가 활성화돼 있는데 왜 우리만 안되냐”는 찬성 여론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당시 환경부는 “일본은 29개, 중국은 15개, 호주는 4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며 “호주의 레인포레스트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긴 케언즈 케이블카를 설치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2600개, 스위스는 450개의 관광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스위스는 지난달 알프스 융프라우에 길이 6.5㎞의 '아이거익스프레스' 케이블카를 신설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22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를 운영 중인 곳이 3개에 불과하다. 1989년 덕유산 케이블카 이후 추가 설치가 한 건도 없다.

오색케이블카는 2012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기본계획 심의 절차에서 2012년, 2013년 잇따라 낙방했다. 오색지구에서 대청봉을 잇는 1차 계획은 대청봉이 가깝다는 이유로, 상부정류장을 관모농선으로 바꾼 2차 계획은 멸종위기종인 산양 주요 서식지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에 양양군은 케이블카 구간을 지금의 ‘오색지구~끝청’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케이블카 길이가 당초 계획 4.6㎞에서 3.5㎞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설악산 정상과 1.4㎞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상부정류장에 오르면 설악산 전반을 조망할 수 있다. 산양 주 서식지와 생태 보존 가치가 높은 '아고산대'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런 점이 인정돼 3차 계획은 2015년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기본계획 승인은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을 인정받은 것이어서 ‘큰 산’을 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고난은 끊이지 않았다. 2016년 문화재청에서 문화재현상 변경안이 거부됐다. 설악산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천연보호구역이어서 문화재청 허가가 필요하다. 양양군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고 2017년 ‘인용’ 결정을 받았다. 문화재청 불허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중앙행심위는 인용 이유로 “케이블카가 설악산의 동·식물에 악영향을 주고 경관을 해친다는 문화재청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다음엔 환경부가 제동을 걸었다. 2019년 오색케이블카의 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 결정을 내리면서다. 양양군은 재차 중앙행심위에 심판 청구를 했고 지난달 “부동의 결정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받아냈다. 환경부는 조만간 인용 결정 취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남은 인허가 절차는 백두대간 개발행위 허가, 국유림 사용 허가,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이 있다. 양양군은 이전 절차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것들이라 올 하반기엔 사업이 최종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케이블카 절대 불가를 외치고 있다. 여기에 현 정부 정책 기조가 환경단체에 기울어져 있어 “아직 모른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 보존해 후손에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는 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열 양양군 부군수는 “오색케이블카는 교통안전공단의 설계 안전도 검사를 통과해 안전성을 확보했고 친환경 공법으로 공사 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며 편익이 비용의 1.1~1.5배에 이를만큼 경제성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점은 무시하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는 시각이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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