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만장자 투자자의 91%는 뉴욕 증시에 거품이 있거나 적어도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세장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미 증권사 이트레이드(E-Trade)는 1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 904명을 상대로 1분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CNBC는 이들 중 증권계좌에 백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188명만을 골라내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를 보면 백만장자들의 16%는 증시가 '완전한 거품' 속에 있다고 답했고, 46%는 '어느 정도 버블이 있다'고 밝혔다. 또 29%는 '버블에 근접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버블 근처에 있지 않다'는 투자자는 9%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런 버블의 공포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위험 성향은 높아지고 있으며, 대다수가 1분기에도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백신 보급 확대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추가 부양책 등을 볼 때 미래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미국 대형주 등 비싸진 주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이머징마켓 주가 등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CNBC가 요약한 백만장자 투자자 설문조사(1분기)에서 나타난 여섯 가지 특징이다.
백만장자들 가운데 1분기에 감내할 위험 허용범위를 늘렸다고 답한 비율은 전분기보다 8%포인트 상승한 24%에 달했다. 대다수인 63%는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13%만이 위험 허용범위를 줄였다.
백만장자들은 이번 분기에 커다른 수익은 기대하지 않았다. 43%는 5% 이하의 수익을 기대했고, 16%는 그 이상을 예상했다. 분기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본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4분기 28%보다 감소한 수치다.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는 백만장자의 비율은 2개 분기 연속으로 6%포인씩 증가해 1분기에 32%에 달했다. 현금을 늘리고 있다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7%에 그쳤지만 지난 4분기 5%보다는 늘었다. 지난 몇년 동안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경기 회복에 수혜를 받는 경기민감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이트레이드는 분석했다.
'이번 분기에 가장 상승 잠재력이 큰 업종'을 물어본 질문에 금융주에 대한 관심은 3%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주(53%)와 헬스케어(66%)가 가장 인기 있는 분야로 꼽혔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코로나 사태의 결과로 세상이 변했고 어떤 것들은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술주 등의 현재 밸류에이션을 봤을 때 수익률 기대는 낮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를 시장의 가장 큰 위험으로 보는 부자들의 비율은 지난 분기 50%에서 1분기 30%로 감소했다. 바이든 행정부 하의 미국 경제가 낙관적이라고 보는 비율은 60%(38%는 보통, 22% 매우)에 달했다.
최근 신규 상장 주식들이 폭등하고 스팩(SPAC) 상장이 급증하고 있다. 또 비크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투기성 높은 자산에 대해 백만장자들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바이오테크, 클린테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백만장자는 각각 52%, 46%에 달했지만 기업공개(IPO)의 경우 25%, 가상화폐는 19%에 불과했다. 이는 일반 투자자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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