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할말 없다"·삼성 "참담한 심정"…뉴삼성 좌초 위기

입력 2021-01-18 15:40   수정 2021-01-18 15:42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4년에 걸친 재판 끝에 실형을 선고 받자 삼성 안팎은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18일 오후 2시5분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진행하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 간 구속 수감된 바 있어 이번 선고로 1년6개월의 징역을 더 지내야 한다.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자 이 부회장은 정면을 응시한 채 말 없이 침묵을 지켰다. 자신에게 주어진 진술 기회도 "할 말이 없다"며 생략했다. 재판부가 법정을 나가자 이 부회장은 변호인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41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 앞에 도착해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 없이 굳은 표정으로 청사 안으로 입장했다.

실형 선고 사실이 전해지자 법정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지지자들 그리고 반대자들이 일제히 웅성거렸다. 법정 밖 인파 속에서 "지나친 판결" "이재용 무죄" 등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총수 부재의 현실화에 삼성 내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8년 2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이 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상호 보완 역할을 하며 '뉴삼성'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 "공식 입장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재판 결과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재계와 경제계도 충격에 휩싸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일궈내며 한국 경제를 이끌었다"면서 "삼성이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보면 이번 판결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로 삼성의 경영 활동 위축은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부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재판부가 이날 "삼성의 진정성은 긍정평가"한다면서도 "실효성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시민단체 일각에서 재판 종료 이후 준법감시위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삼성준법감시위는 지난 5월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를 통해 4세 경영승계포기와 무노조 경영 폐기 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 삼성준법감시위 관계자는 "계속해서 그래왔듯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와 별도로 삼성의 준법 경영을 위해 지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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