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정릉 도시재생지역에도 아파트 짓는다

입력 2021-01-21 17:00   수정 2021-01-29 18:32


서울시가 양천구 엄지마을, 성북구 정릉3구역 등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곳을 활용한 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선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고수해온 ‘원형 보존’ 기조를 10년 만에 바꾸는 것이다. 주택을 지어달라는 도시재생사업 구역 내 주민들의 요구가 거센 데다 공급 확대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도지재생지역에 아파트 건립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양천구 엄지마을을 시작으로 올해 10여 곳의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옛 휴먼타운조성사업) 구역’에 도시재생과 주택 공급을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에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접목할 수 있도록 도로 정비 등 여건을 마련해주는 식이다.

양천구 엄지마을은 목2동 231 일대에 20년 이상 된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한 노후 저층 주거지다. 도시재생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접목해 300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구역은 엄지마을 전체 부지(6만8317㎡)의 24.3%(1만6625㎡)다.

서울에는 성북구, 중구, 종로구, 구로구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총 86개(일반마을 67개·성곽마을 19개)의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구역이 있다. 서울시는 올해 정비계획 수립이 예정된 성북구 정릉3구역과 8구역, 성북4구역 등 8개 사업장에도 비슷한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형태로 주택정비를 하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았다”며 “주민들이 원한다면 기반 여건이 좋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정비사업 중단과 해제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0년대 후반 도입됐다. 서울 주거재생사업의 모태 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시의 주거재생은 개발보다는 원형 보존, 사업보다는 복지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거센 개발 요구 등으로 상당한 기조변화가 생긴 것”으로 평가했다.
다음달 고밀 개발 대책 나올 듯
서울시가 10년간 지켜온 도시재생의 방향을 바꾼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일부 도시재생지역 주민은 ‘도시재생구역 해제 연대’를 결성하고 공공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지원센터 건립이나 도로 포장, 벽화 그리기 등에만 집중해 주거 여건이 더 열악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구로구 가리봉동5구역, 용산구 서계동, 종로구 창신동, 종로구 숭인동 등이 공공재개발 사업을 신청했지만 서울시와 구청은 중복 지원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정부도 주택 공급과 결합한 도시재생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인 ‘대전역 쪽방촌’ 사업은 공공주택사업과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결합한 형태다. 임대주택(250가구)뿐 아니라 행복주택(450가구), 분양주택(700가구)을 공급한다. 서울시 중랑구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사업은 자율주택 정비와 도시재생을 합쳤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은 “주민들이 보존 의지가 있다면 도시 재생을, 협의가 어려운 도심지는 공공재개발을 적용하는 등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 전에 나올 부동산 대책에도 도시재생과 연계한 정비사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로운 도시재생 사업모델로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 등 대형 개발사업을 예로 들고 있다. 민간이 주체가 돼 파격적인 고밀 개발이 이뤄진 곳들이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도시 쇠퇴 문제를 한정된 공적 재원과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며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사업 결과가 공공의 이익에 최대한 부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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