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생은 '흔적'을 남기는 여정…사소한 '얼룩'에 연연 말라

입력 2021-01-21 18:02   수정 2021-01-22 03:00

“불행 속에도 행운은 존재한다. 마음이 흐르도록 내버려 두면 복잡한 삶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도(道)는 단순하고 자연스럽다.”

자기계발 전문가 웨인 다이어(1940~2015)가 생전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얻은 통찰이다. 《치우치지 않는 삶》은 그렇게 얻은 도에 관한 통찰을 담은 책이다. 81장에 달하는 도덕경 원전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저자는 도덕경 첫 장을 읽고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꿨다. “도는 이름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문장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 등 서로 반대되는 개념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을 벗어난 것이다. 이분법을 버린 저자는 균형에 눈을 뜨게 된다. 저자는 “모든 걸 선과 악, 옳고 그름으로 구분하는 성향을 버리고 조화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야 한다”며 “성공과 실패, 상반된 개념을 지우면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삶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해는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인간은 바라는 바를 이뤄도 욕망엔 끝이 없다. 욕망은 시기와 질투심을 유발한다. 결국 투쟁으로 끝이 난다. 저자는 “욕망은 끝이 없다. 여정에만 집중하라”며 “삶에서 마주치는 사소한 일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인생을 좌우하는 건 원대한 포부가 아니다”고 조언한다.

변화경영 전문가 구본형(1954~2013)이 쓴 해제가 구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그는 이 책에 대해 “서양인이 풀어낸 동양철학서지만 오리엔탈리즘은 배제돼 있다”며 “노자가 강조한 ‘겸허함’을 바탕에 두고 서구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직시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가 도덕경에 푹 빠진 것은 서구사회가 불균형 상태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직관보다 합리성을, 협동 대신 경쟁을 택해 오랫동안 한길만 고집한 결과 사회가 분열되고 도덕 관념이 무너지자 동양철학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욕구를 버린 사람은 뭘 할 수 있을까. 동기가 없으면 쉽게 무기력해진다. 구본형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처럼 세상을 받아들이라는 설명이다”라며 “치열하게 살지만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리는 게 무위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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