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원정 성매매'에 격분…89세 시모 머리채 잡은 며느리

입력 2021-01-21 23:49   수정 2021-01-21 23:58


해외 원정 성매매를 한 남편에게 성병이 옮은 사실에 격분해 80대 시어머니를 폭행한 5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김용찬 재판장)는 존속상해 및 특수존속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56·여)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회봉사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4월13일 해외에서 성매매를 한 남편에게 성병이 옮은 것에 격분해 시어머니 B씨(89)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B씨에게 "자식을 잘 못뒀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며 무릎을 꿇고 빌게 하고, 흉기로 협박하는 모습을 영상통화로 남편에게 보여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폭행으로 B씨는 뇌진탕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남편이 다시는 외도를 하지 못하도록 시어머니를 찾아가 영상통화를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당시 출동했던 경찰 등 주변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고령의 시어머니에게 상해를 가한 것을 넘어 흉기로 협박한 것은 반인륜적"이라면서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남편의 외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평소 자신을 무시하던 시댁 식구들과 마찰까지 더해 범행에 이른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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