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는 플라스틱' 사활 건 LG화학·롯데케미칼

입력 2021-01-24 17:23   수정 2021-02-01 18:29

국내 화학업계가 중국발(發) ‘플라스틱 전쟁’으로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가 새해 들어 주요 도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수요가 늘면서 호황을 맞았던 국내 화학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라스틱 제품 가격 떨어지나
2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1일부터 각 성회(省會·성 정부 소재지)와 직할시를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및 비닐봉지, 택배 비닐포장을 전면 금지했다. 위반 땐 최대 10만위안(약 17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강력한 대책이다. 현지 식음료 기업 및 대형마트들은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일제히 중단했다. 배달업체도 비닐용기를 대체하는 친환경 포장재료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일회용 플라스틱 수요가 급감하면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국내 화학기업들도 연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은 세계 1위 플라스틱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중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증설을 통해 플라스틱 자급률을 높이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등 범용 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소재에 주력하고 있다”며 “당장 직접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는 2026년엔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기초 소재로 주로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올레핀(PO) 등의 제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썩는 플라스틱 개발 ‘사활’
국내 업계는 중국의 정책 변화가 플라스틱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의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속도가 향후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식물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거나 미생물 등을 활용해 만든다.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이 썩는 데 500년 이상이 걸리는 것과 달리 6개월~1년 안에 완전히 분해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최근 들어 잇달아 바이오플라스틱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최초로 사탕수수 등 식물성 원료에 기반을 둔 바이오페트 개발에 성공한 롯데케미칼은 바이오페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페트 연간 판매량은 2017년 101t에서 2019년 1528t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량은 1487t에 달한다. 연간으로는 2000t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C는 지난해 5월 정부 주관 바이오플라스틱 제품화 및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올해 고강도 바이오플라스틱인 PBAT 본격 양산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썩는 단일소재 플라스틱 개발에 성공한 LG화학은 2025년 상용화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생분해성을 강화하려면 첨가제를 섞어야 했지만 LG화학은 단일 소재만으로도 합성수지와 동일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CJ제일제당도 올해 인도네시아에 연간 5000t 규모의 바이오플라스틱인 PHA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PHA는 바닷물에서 100%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삼양그룹 계열의 삼양이노켐은 올 하반기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이소소르비드 공장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도 지난 15일 에너지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플라스틱 개발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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