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변이는 당연…사람→동물 감염도 나와"

입력 2021-01-24 17:27   수정 2021-01-25 01:17

코로나19는 유전정보를 담은 한 가닥짜리 리보핵산(RNA)과 이를 감싼 단백질 껍질로 구성된 바이러스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들어가면 RNA 설계도에 따라 바이러스를 만들고 복제한다. 코로나19 RNA는 2만9903개 염기로 이뤄졌다. 바이러스를 하나 만들 때 염기가 하나 정도 달라지는 오류가 생긴다. 이를 변이라고 한다. 사람 몸 속에서 수억 개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고려하면 수억 개 변이가 생긴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변이가 모두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변이가 많이 생겨 사람 몸에 잘 들어가지 못하도록 바뀌면 오히려 손해다. 세계적으로 한 달에 한두 개 정도 염기가 바뀐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배경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영국 변이로 불리는 B.1.1.7이다.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바이러스와 29개 염기가 달랐다. 11개는 스파이크와 바이러스 껍질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줬다.

전문가들은 노인이 많이 입원한 장기요양시설에서 변이의 원인을 찾았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바이러스가 한 번만 복제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만 면역이 약해진 만성질환자는 오랜 기간 코로나19를 앓아 바이러스가 여러 번 복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0주 동안 감염되면 1주일에 한 번 복제되는 것을 고려해도 한 사람에게서 20차례 복제가 이뤄진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부위에 변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서 동물 등으로 전파되면서 변이가 생겼을 수도 있다. 동물 감염 사례는 국내에서도 보고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최근 경북 지역의 집단감염 사례 역학조사 과정에서 고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내 첫 사례”라고 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갈 때 사용된다. 감염력에 영향을 준다. 영국에서는 B.1.1.7 전파력이 56% 정도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바이러스 껍질은 독성에 영향을 준다. 몸 속 세포막을 파괴해 염증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은 대개 인간 곁에 오래 남기 위해 전파력이 세지고 독성이 약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영원히 바이러스와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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