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서방·중국 사이에서 또 '곤혹'…英 의회 "홍콩 탄압 해명하라"

입력 2021-01-26 06:44  



영국 의회가 영국계 글로벌은행 HSBC의 최고경영자(CEO)를 청문회에 세운다. HSBC가 주요 영업무대인 홍콩에서 중국 당국에 반대하는 홍콩 인사들의 계좌를 동결했다는 의혹이 일어서다. HSBC는 작년부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 예민한 정치적 사안을 두고 서방 각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양쪽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英 의회 "HSBC, 홍콩보안법 반대한 이들 계좌 동결 해명하라"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의회 외교위원회가 오는 26일 여는 청문회에 노엘 퀸 HSBC홀딩스 CEO, 콜린 벨 HSBC홀딩스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CCO)가 출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의회 외교위원회는 "이번 청문회에선 HSBC그룹이 홍콩보안법 시위에 연루된 주요 인사들의 계좌 동결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며 "HSBC의 홍콩과 중국 관련 최근 이슈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고, 영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국제 규정과 정세 사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테드 후이 전 홍콩 야당 의원은 영국 외교위원회 위원들이 연락을 해와 자신과 자신의 가족 계좌가 동결된 정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위원회에 제공했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밝혔다.

후이 전 의원은 홍콩 내 민주화 운동가로 작년 HSBC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 홍콩 경찰은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명 수배하고 있다. HSBC는 "특정 계좌의 동결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며 관련 언급을 피해왔다.
작년엔 중국-서방 사이에서 '주가 반토막'
HSBC는 작년부터 중국과 서방사회 사이에서 '고래싸움에 낀 새우' 처지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을 앞둔 지난 5월 말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HSBC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HSBC가 홍콩보안법에 대한 찬성 입장을 내놓지 않자 구두 경고를 한 셈이다.

HSBC가 홍콩보안법 지지를 공식 표명한 뒤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HSBC가 중국 당국의 홍콩 탄압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HSBC가 중국에 머리를 조아리며 굽신거리는데, 이렇게 비굴한 일을 해봤자 중국 정부의 존중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례적인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HSBC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작년 9~10월엔 주가가 작년 초 대비 반토막 났다. 사업도 차질을 빚었다. 작년 10월 중국 재정부는 중국의 달러화 표시 국채를 판매하는 13개 은행 명단에서 HSBC를 빼고 대신 씨티그룹을 추가했다
美·中 사이에서 "옴짝달짝 못하는 처지"
HSBC는 중국·홍콩과 미국·영국의 영향력이 거의 반씩 뒤섞여 있어 어느 한 쪽 편을 들기 힘들다. HSBC의 주요 매출처는 중국·홍콩과 미국·영국으로 나뉜다. 2019년 실적 기준 홍콩과 중국 비중이 40.7%, 영국과 미국이 33%를 차지한다.

포트 쉘터 투자운용사의 리처드 해리스 CEO는 "HSBC는 현재 옴짝달짝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반되는 요구를 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지속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런던 증시에서 HSBC 주가는 장중 약 2% 떨어졌다. 홍콩 증시에선 약 1% 내렸다. HSBC는 런던과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돼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