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관리 사각지대인 종교 단체 소속 교육기관에서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진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뇌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밀집·밀접·밀폐된 '3밀' 조건에서 기숙사 내 집단생활을 하고, 숙식과 수업 등 일상생활을 공유한 것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번진 요인으로 풀이된다.
IEM국제학교 학생 120명은 지난 4일부터 15일 사이 대전 중구 대흥동 IM선교회 건물 3∼5층 기숙사에 입소해 생활해 왔다. 기숙사 방마다 최소 7명, 최대 20명까지 배정돼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 식당에는 좌석별 칸막이도 설치되지 않았고, 일부 층은 샤워시설과 화장실 등을 공동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대응도 허술했다. IEM국제학교는 지난 12일 첫 증상자가 발생했지만 선제적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주말을 맞아 증세가 있어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에 갔던 학생 2명이 24일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시설 첫 증상자인 경남에서 입소한 학생이 기침, 가래, 두통 등의 증세를 보였음에도 추가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처럼 한 번 문제가 터지면 수백명 단위로 감염자가 속출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방역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셈이다.
실제로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또 다른 비인가 교육시설인 광주 TCS에이스국제학교에서도 지난 23일부터 확진자 23명이 연이어 발생했다. 확진자는 이 학교 교사와 학생, 교사가 접촉한 인물들이다. 이들도 1층 학교, 2층 교회, 3층 주거 공간에서 예배와 공부, 숙식 등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대전 IEM국제학교·광주 TCS에이스국제학교 집단 감염이 '제2의 신천지' 또는 '제 2의 BTJ열방센터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대안학교 기숙 시설 점검을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집단감염이 발생한) 기숙형 대안학교가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운영됐기 때문에 엄중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역학조사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 이른 시간 내에 방역망을 펼쳐 추가 확산을 차단해달라"고 지시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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