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만 하면 다 해줄게"…美서 달아오른 삼성 '러브콜' 경쟁

입력 2021-01-27 14:27   수정 2021-01-27 15:54


삼성전자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현지에서 삼성을 유치하기 위한 '러브콜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투자 규모나 시기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6일(현지시간) 미 매체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에 따르면 오스틴 시의회는 이르면 오는 27일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사업장(SAS) 인근을 둘러싼 '삼성로(Samsung Boulevard)'에 대한 이전 계획을 최종 승인할 전망이다.

삼성로는 삼성전자가 1998년 오스틴에 공장을 준공하고 사업을 확대하자 오스틴 시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공장 주변 도로 이름을 고친 것이다. 매체는 "이 도로가 대부분 이전된다면 삼성은 기존 시설 옆에 소유한 부지에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도로 이전이 삼성전자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이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 추가 증설을 시사하는 것일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오스틴 공장 부근에 있는 10만4089㎡ 규모 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공장 인근에 매입해 둔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도 마쳤다.

오스틴 도시계획위원회 등은 삼성로의 이전 계획과 관련해 지역 주민 일부가 교통 체증 심화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음에도 오스틴 시의회에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삼성전자 공장 증설에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텍사스주의 휴스턴시 외곽에 있는 포트 밴드 카운티의 한 판사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립과 방문을 요청하는 손편지를 써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 밴드 카운티는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으로부터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다.

여러 텍사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포트 밴드 카운티 지역의 행정 권한을 총괄하는 KP 조지 카운티 판사는 지난 25일 공개서한을 통해 "텍사스는 기업 소득세 및 개인 소득세가 없는 기업 친화적인 지역"이라며 "고도로 숙력된 인력 및 인프라, 규제 완화 등의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직장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며 "포트 밴드가 안전한 지역으로 삼성전자를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포트 밴드 카운티는 미국에서 1인당 고등 교육 졸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현재 아마존, 델, 테슬라, HP 등 주요 IT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목적지로 여겨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KP 조지 판사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서도 "삼성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투자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에도, 외신을 중심으로 미국 내 투자설이 기정사실화되자 이처럼 러브콜이 잇따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세계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장기초호황)'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대만 TSMC가 올해에만 우리 돈으로 3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국 내 생산 및 구매를 골자로 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을 천명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미국에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약 18조8000억원(170억달러)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 뉴욕주에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도 삼성전자가 약 11조원(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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