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맞춤형 건기식 시장', CJ도 도전장

입력 2021-02-02 17:17   수정 2021-02-10 17:16


‘눈 주변이 떨리는 현상이 있나요.’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붉어지지 않나요.’

헬스케어 스타트업 케어위드의 건강기능식품 온라인몰 ‘필리’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필리는 이런 온라인 설문을 거쳐 건기식을 추천하고 1개월 간격으로 정기배송을 해준다. 복용을 잊지 않도록 카카오톡으로 알람을 보내주기도 한다. 필리는 이런 식으로 43만3000명의 설문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정기배송 회원 수는 2만 명이 넘는다.

국내 1위 종합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건기식 정기구독 모델을 개척한 필리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CJ제일제당과 케어위드는 지난달 29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성장하는 건기식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했다.
“소비자 정보 알아내야 성공”
국내 대표 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이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독자 진출하지 않고 스타트업과 손을 잡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구개발이나 생산 능력은 충분하지만 소비자의 개인 건강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건기식 브랜드를 판매하지만 판매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들과 접촉해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케어위드는 온라인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건강 관련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루테인 판매가 증가했다는 식이다. CJ제일제당이 맞춤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들이다.

케어위드는 본사에 약학박사 학위를 받은 직원을 두고 있고 약국 체인 브랜드인 ‘온누리약국’과도 제휴하면서 9종의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고성훈 케어위드 대표는 “필리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가 CJ제일제당의 건기식 제품 연구개발에 사용될 수 있고, 향후 필리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에 CJ가 들어올 수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바이오기업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와 손잡고 소비자 유전자를 추출해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건기식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활짝 열린 건기식 시장
맞춤형 건기식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신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규제를 최대 2년까지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가동하면서 시장이 열렸다. 마치 약국처럼 소비자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맞게 건기식 제품의 포장을 뜯은 뒤 나눠 담아 파는 ‘소분(小分)’ 행위가 허용됐다.

건기식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7년 5조3612억원에서 지난해 6조1905억원으로 4년 새 19% 증가했다. 올해는 6조3808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성장성이 확인되고 규제가 해소되자 지난해 말부터 여러 식품업체가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7월 풀무원은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맞춤형 건기식 판매 브랜드 ‘퍼펙’을 내놓고 서울 방이동 매장에 영양사를 배치했다. 대면 상담을 통해 건기식을 추천·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12월부터 성수동 본점에서 건기식 스타트업 모노랩스와 협업해 ‘아이엠’이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하면 상담직원이 면담과 설문을 거쳐 나온 정보를 인공지능(AI)에 입력해 의뢰자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 판매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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