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풀릴까…4월 선거에 들썩이는 서울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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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03 16:04   수정 2021-02-03 16:05

재건축 규제 풀릴까…4월 선거에 들썩이는 서울 집값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이 각종 부동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패닉 바잉(공포 매수)’ ‘영끌’이 유행하는 등 부동산 불안정이 극에 달한 탓에 차기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당선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앞다퉈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지난달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종 부지 개발을 통한 공공주택 건립, 분양가 상한제 폐지, 세제 완화 등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업계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규제 완화 기대에 재건축 단지 강세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야권 후보들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새 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재건축 대어’ 중 하나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방문해 “법이 허용한 용적률보다 기존에 서울시는 60~70%까지만 허용했는데 시장이 되면 법이 허용하는 용적률을 제대로 다 찾아주겠다”며 “35층 층고 제한도 은마아파트뿐 아니라 서울 전역 재건축·재개발을 원하는 지역은 풀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서울시가 ‘원스톱 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에만 있는 층수 규제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조합을 방문해 “취임 100일 안에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한강변 아파트를 35층보다 높게 짓지 못하게 하는 규제도 풀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 구로구 재건축 단지인 동부그린아파트를 방문해 “앞으로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제대로 협의 체계를 구성해 재건축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권 후보군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980년대식 아파트를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강남 지역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놨다.

여야 후보를 불문하고 ‘재건축 규제 완화’ 목소리가 나오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28%로 2019년 12월 넷째주(0.29%)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실제로 최근 주요 강남 재건축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8차’ 전용면적 163㎡는 지난달 12일 37억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썼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달 7일 24억66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는데, 불과 이틀 뒤 24억8100만원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준공 33년을 맞아 재건축을 추진 중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1단지’ 전용 83㎡도 지난달 20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전달 신고가인 19억원에서 한 달 만에 1억3000만원 올랐다.
“현실성 떨어지는 공약 많아”
각종 개발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서울을 인구 50만 명 기준 21분 이내 교통 거리로 분화해 직장·교육·보육·보건의료·쇼핑·여가·문화 등 거점을 조성하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더불어 국회 세종 이전 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지에 세계적인 콘서트홀을 세우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강북 낙후 지역 중심으로 개발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용산·동작·영등포·구로·금천·동대문·노원·도봉구를 지나는 1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 확보한 지상 공간에 도심 녹지와 공공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위에 인공대지를 씌워 공공주택 총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세금 인하 등을 내세운 후보도 있다. 나 전 의원은 1가구 1주택 장기보유 노인이나 12억원 이하 부동산 소유자의 재산세를 50% 감면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안 대표는 “1주택자의 취득세와 재산세는 토지공시지가와 공동주택공시가격 인상분만큼 연동해 세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규제지역이라 하더라도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제한을 완화하고 청약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져 선심성에 그칠 만한 공약이 많다고 지적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세금 인하, 대출규제 완화 등은 서울시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서울시장 권한인 재건축 층수 제한, 용적률 규제 등도 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도 선거 때마다 뉴타운 등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졌지만 실행된 것은 많지 않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 출신이든 야당 출신이든 1년 임기 시장이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공약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큰 기대를 하고 섣부르게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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