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울리는 갑질·막말 왜 끊이지 않을까

입력 2021-02-04 10:52   수정 2021-02-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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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손님 :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거기서 배달이나 하고 있죠.
배달 대행업체 지사장 : 말씀을 왜 그렇게 하세요?
손님 : 아니 맞잖아요. 본인들이 공부 잘하고,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고 했으면 배달일을 하겠어요?
사장 : 지금 비하하시는 건가요?
손님 : 맞잖아요. 본인들이 공부 잘 했어 봐요. 안 하죠, 그렇게?
사장 : 잘 버시는 분은 천만 원도 가져가요.
손님 : 그렇게 고생해서 천만 원이요? 내가 일주일에 버는 게 천만 원이에요, 미안한데.
사장 : 일주일에 천만 원 버시는 분이 그 3천 원이 그렇게 부당하신 건가요?
손님 : 네 거지 같아서요.
사장 : 하아...
</i>

학원등하원 셔틀 도우미 일을 하던 여성이 배달원에게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애꿎은 근무지 청담에이프릴어학원에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에이프릴어학원을 운영하는 청담러닝은 3일 "한 가맹 브랜치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청담러닝 본사 차원에서도 피해자 분과 해당 사건으로 인해 불편하셨던 모든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은 지난 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배달 대행업체 관련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다.

글쓴이는 지난 1일 배달 앱을 통해 학원에서 커피 주문을 받아 배달했지만 주소가 잘못 기재돼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A씨와 통화해 다시 학원으로 찾아갔는데, 추가 배달료를 바로 주지 않아 실랑이를 벌여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원의 항의에 여성 A 씨는 "공부 못 하는 사람이니 배달 같은 걸 한다", "돈이 많으니 난 건방져도 된다" 등 막말을 퍼부었다.

이후 배달업체 지사장과 통화 중 A씨는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하니까 배달 일이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제대로 된 회사에 못들어가니 배달일이나 하고 있다", "회사에서 인정 받고 돈 많이 벌었으면 그 짓 하겠냐", "배달원 세 건 배달해서 만원 벌 때 난 가만있어도 만원, 2만원, 3만원 들어온다"고 했다.

애초 A씨는 어학원 강사로 알려져 학원 측에 비난이 쏟아졌으나 확인결과 아이들 등하원을 돕는 셔틀버스 승하차 도우미이며 사건이 일어난 뒤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어학원 측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 기업으로서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에 더 큰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며 향후 이러한 일이 직영·가맹을 떠나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배달원을 상대로 한 갑질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일부 아파트에서 배달기사들을 상대로 배달시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헬멧 벗기 등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졌다.

배달기사들은 아파트 측이 자신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원의 인권을 무시한 아파트와 빌딩 83곳의 관리사무소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앞서 이와 별도로 배달 종사자 노조 ‘라이더유니온’도 갑질에 대한 개선과 정책권고를 요청하며 아파트 103곳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헬멧을 벗도록 요구하는 행위 ▷도보 배달 ▷우천시 지하주차장 이용 ▷화물용 엘리베이터 강요 등이다.



최근 배달대행 업체인 생각대로(로지올) 성동지역 영업점은 성동구 성수동에 새롭게 지어진 고급 아파트인 아크로포레스트 배달건에 대해 배달 할증료 2천원을 더 받는다고 공지했다.

경비 업체가 아파트 입구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세우고 도보로 이동하도록 하는가 하면, 개인 신분증을 맡기고 화물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배달기사들이 이를 거부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다.

아크로포레스트 측은 “배달 기사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안내한 사실이 없다”고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배달대행 지점들은 아크로포레스트측 경비업체가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과도한 보안 조치를 취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해 배달앱 거래액 규모는 1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2조4천760억원, 2018년 4조9천890억원, 2019년 9조2천9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거의 수직 상승한 셈이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배달앱을 이용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분이 된 지 오래다.

배달 이용자들이 크게 늘면서 배달업체와 소비자 간 갈등요소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공정한 운영 방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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