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가난한 조국에 '기술강국' 싹 틔우다

입력 2021-02-04 17:49   수정 2021-02-05 03:00

‘경기중·고 수석 입학, 만 23세 최연소 물리학 박사, 소년 교수, 한국인 최초 핵융합 연구 시작, KAIST 설립 주도, 한국인 최초 미국한림원 회원.’

정근모 KAIST 석좌교수(81)를 소개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이력이다. 《기적을 만든 나라의 과학자》는 대한민국 1세대 과학자로서 과학입국(科學立國) 정신을 실천한 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미국 유학을 떠났다. 1963년 미시간주립대에서 응용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플로리다대 조교수로 근무했다. 이후 프린스턴대 핵융합연구소, 매사추세츠공대(MIT) 핵공학과 연구교수를 거쳐 뉴욕공과대 전기물리학과 부교수를 지냈다.

미국 유학을 떠나기 전 멘토였던 김법린 원자력원 초대 원장은 “하나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희생해야 거목이 될 수 있네. 자네는 한국의 미래 과학기술 기반을 위해 희생하게”라고 조언했다. 이 말은 저자의 가슴에 깊게 새겨졌고, 귀국 후 과학 인재 양성에 평생 힘을 쏟는 원동력이 됐다.

정 교수는 KAIST 설립을 주도했다. 과학기술처(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두 차례나 지냈다. 장관 시절 고등과학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국가핵융합연구소 등을 세우며 과학기술 발전 계획 수립에도 관여했다. KAIST 설립에 대해 그는 “한국과학원(현 KAIST) 설립은 1970년 1인당 국민소득 275달러의 대한민국에서 ‘과학기술 입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또 “과학기술 입국은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국민,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관료, 과학기술인의 염원과 의지가 합쳐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책의 말미에선 6·25전쟁을 겪으며 피란지의 천막 교실에서 변변한 교과서나 실험기구도 없이 학교에 다녔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우리 세대보다 훨씬 뛰어난 현재 한반도의 청년 세대는 21세기 초일류국가 대한민국 시대를 열고 전 세계를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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