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 산정 방식에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백신 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가를 정하는 비교 대상 기업에 스위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CMO 회사만 포함시킨 점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스카이셀플루(독감 백신) 등 백신에서 대부분 나온다. 지난해 1~3분기까지 백신 매출은 전체(1586억원)의 63.7%인 1010억원이었다. 나머지는 미국 MSD의 백신 로타텍 등의 유통 매출이 395억원(25.0%)이었다. 한 CMO 업체 대표는 “항체 바이오의약품 CMO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백신 CMO 회사보다 훨씬 높다”며 “백신과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업종이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작년 9월부터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다만 증권신고서엔 백신 CMO 생산량이나 매출 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CMO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됐는데 비교군을 CMO로 잡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나온 생산능력당 기업가치는 △론자 1.27 △삼성바이오로직스 1.44 △우시 5.21이었다. 세 기업 평균인 2.64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산능력(2만3924L)을 곱해 기업가치가 약 6조3200억원이라고 계산했다. 공모가 범위는 순차입금을 뺀 뒤 20.99~40.44%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하지만 우시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기업가치는 1조9237억~2조5519억원으로 낮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내 압도적인 점유율(78.6%)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비교기업에 넣는 건 다소 의아하다”며 “밸류가 높은 CMO 회사를 끼워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CMO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상장 당시 비교기업으로 론자만 포함시켰다. 한 바이오 전문 펀드매니저는 “백신 제품이 다양한 만큼 파이프라인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고평가된 기업을 제외하고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세 회사를 비교 기업으로 삼았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론자의 경우 여러 사업을 하고 있어 (백신 사업을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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