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200선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온 이후 최근 지루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와 실적을 주가에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코스피가 쉬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미국의 경기 부양책 등의 재료가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코스피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이 지수의 발목을 잡을 예정이다. 코스피 106개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기대치를 웃돈 기업은 약 43%에 불과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하락했는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상승 추세가 강화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원·달러 환율 반등, 외국인 선물 매도에 따른 수급 변수, 설 연휴 등이 지수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직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조금 더 쉬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이익 증가율이 정점일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4.8배에서 이달 초 14.1배까지 하락했다"며 "최근 주가 급등 부담을 해소 중으로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백신 접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선행 국가의 사례를 통해 기대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이달 초 기준 약 37%의 접종률을 기록 중인데 백신 방역 효과가 약 92%로 추정되고 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긍정적 사례를 감안해야 한다"며 "국내 역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시장의 경기 회복 기대치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부양책도 중요하다고 했다. 공화당의 반대로 경기 부양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책을 강하게 밀고 나갈 전망이다.
지난 5일 미국 상원은 '2021 회계연도 미국 연방정부 예산 법안 결의안(HB1368)'을 51 대 50으로 통과시켰다. 경기부양책을 신속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부양책은 이달 말 혹은 오는 3월 초 중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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