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 사태는 '빙산의 일각'…운동부 아이들이 위험하다

입력 2021-02-17 09:19   수정 2021-02-17 10:22


학생 선수의 폭력 사례가 일반 학생들에 비해 수십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사례로 논란이 불거진 학생간 폭력(학폭) 외에 지도자의 과도한 체벌이나 성폭력 사례도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학생 선수의 학교 폭력 피해 발생 비율은 전체 학생 대비 언어폭력 20배, 신체폭력 74배, 성폭력 38배로 각각 집계됐다.

학생 선수들이 주로 속해있는 운동부는 단체 성적을 중요시하다보니 상하간 규율이 강하고 숙소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폭력에 자주 노출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실태조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현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다 학생 선수의 인권보호 책임 소재가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다보니 피해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 유형별로 언어폭력을 받은 학생 선수 비율은 15.7%인 반면 전체 학생은 0.8%로 격차가 20배에 달했다. 대체로 일반 학생들은 100명 중에 1명 꼴로 언어폭력을 경험하지만 학생 선수들은 100명 중 16명이 이에 시달리는 셈이다.

신체 폭력 격차는 74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전체 학생 0.2%가 신체 폭력에 시달릴 때 학생 선수는 15%가 피해를 봤다. 일반 학생들에 대한 체벌 수위는 매년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지만, 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는 지도자나 선후배 간 신체 폭력은 여전히 빈번히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체벌은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돼다가 2011년 3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관련 조항이 개정된 이후 일절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성폭력 피해는 학생 선수가 3.8%, 전체 학생은 0.1%로 각각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선수의 비율은 초등 2.7%, 중등 4.9%, 고등 4%로 중학생 선수의 피해가 가장 높았다.

이렇게 상황은 심각하지만, 학생 선수 인권에 대한 실태조사는 2019년 2월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출범한 이후 단 한번만 실시됐다. 제대로 된 정책 마련을 위해서는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실태 조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학생 선수 인권보호 업무가 다수 기관에 분산되어 있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현재 학생 선수 인권 보호 업무는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시도교육청·대학체육회 등 크게 4개 기관에 나뉘어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학생 선수의 피해 유형은 매우 다양하고 학생 선수가 피해 대처 방법을 알지 못하는 비율도 일반 학생 보다 높다"며 "관계 기관이 협업해 정기적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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