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미중관계' 보는 4가지 관점[더 머니이스트-Dr. J’s China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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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18 08:54   수정 2021-04-07 10:30

바이든 시대 '미중관계' 보는 4가지 관점[더 머니이스트-Dr. J’s China Insight]


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드디어 첫 통화를 했습니다. 지난 2월11일. 춘절 하루 전에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통화를 했습니다. 바이든 취임 이후 3주만입니다. 100여년만에 최악인 세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 기후문제, 엉망이 되어버린 국제질서와 규범 등 세계적인 이슈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계1, 2위 대국들의 정상들의 통화가 바이든 취임 후 3주나 지나서야 겨우 잡아서 성사가 된겁니다. 미국, 중국 모두 사정이 있어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초기의 타이트한 일정도 있었겠지만 미국이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가 모두 끝나고 중국과 통화 일정을 잡은 것을 두고 '의도적인 패싱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습니다. 중국도 14억명의 인민들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굽히는 자세를 보여줄 수 없다는 중국 내부의 인식도 있어 보입니다.
미국, 코로나19로 전쟁같은 상황…사망자수·정부부채 최고치
필자가 미·중관계에서 주목하는 첫번째는 상견례를 한 정상간 통화 시간입니다.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던 트럼프-시진핑간 정상회담은 하얏트 호텔에서 만찬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식사시간을 포함해 2시간30분이었습니다. 2019년 6월 오사카에서 열렸던 트럼프-시진핑간 미중 정상회담은 80분에 그쳤습니다. 2021년2월 바이든-시진핑의 첫 통화는 정식 정상회담도 아닌데 20분도 아닌 2시간이나 되었습니다. 바이든과 시진핑, 첫 상견례 통화에서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았을까요?

대통령으로서 바이든은 코로나19 덕분에 트럼프를 제치고 집권은 했지만 미국인으로서 바이든은 중국을 보기만해도 울화통이 터질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발병 대처미숙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났지만 정작 터진 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었으니까요. 미국은 사망자수나 부채비율을 보면 2차대전을 방불케 합니다. 미국은 1,2차 대전 때 사망한 군인의 수가 각각 11만6000명, 40만5000명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48만7000명에 달합니다. 역대 최대 사망자를 낸 남북전쟁 때 사망자 49만8000명을 추월할 전망입니다.



미국은 독립전쟁 때부터 자금을 차입해서 전쟁하는 나라입니다. 독립전쟁, 1차대전, 2차대전때 미국의 부채비율은 역사상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악화를 막는다고 마구 돈 퍼 넣는 바람에 202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는 2차대전 직후 최고치 였던 119%대에 근접한 107%에 달했습니다. 이런 추세면 조만간 사상최고치를 갱신할 상황입니다.

미국은 사망자와 부채비율로 보면 2차대전 상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반중정서는 역대 최악입니다. 지금 미국민의 정서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과 첫 대면에서부터 중국을 강하게 몰아 붙이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바이든의 시진핑과 전화통화, 길게 했으면 뭔가 색다른 것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별게 없었습니다. 바이든은 크게 인권문제, 미중간의 양자무역문제,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 3가지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이 외 코로나19대응, 세계보건, 기후변화, 대량살상무기방지에서 협력도 언급했습니다. 미국 바이든이 제기한 3대 이슈는 그간 중국에 대해 트럼프대통령이 제기했던 문제와 다른 것이 없는 겁니다. 서로 협력할 문제에서도 새로운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중국이 반박 못할, 중국을 한방에 제압할 강한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중국책임론' 언급 안한 바이든
이번 통화에서 주목할 두번째는 '코로나19의 중국책임론' 언급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2020년 전세계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에 신음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습니다. 트럼프 때는 이런저런 사유로 중국의 책임을 추궁하지 못했다 치더라도 새로운 지도자 바이든은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과 역할론을 추궁할 법 한데 아무 언급이 없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병 국가였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안정화 시켰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과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계 최대의 사망자와 확진자를 냈습니다. 미·중 정상간의 첫 대면에서 얼굴 붉히는 것 피하고 싶었는지 혹은 코로나19 문제를 제기하면 불편할 것을 우려했는지 이 내용이 속 빠졌습니다.

전세계적인 재앙인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세계의 리더, 미국은 세계를 위해 한 게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마스크 가로채기 같은 일로 체면을 구겼고 미국 내부의 인종차별, 사회시스템의 균열, 정치의 현실문제 해결에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은 리더십을 잃었고 중국은 뻔뻔하게 코로나19 책임론을 회피하면서 신뢰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바이든은 시진핑의 실력을 전임 중국의 3명의 지도자와 비교평가 할 수 있는 내공을 지녔습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외교위원장, 부통령의 자격으로 1979년 등소평, 2001년 장쩌민, 2011년 후진타오, 2013년 시진핑과 회담과 협상을 했습니다. 현재 미국정계의 '급(級)이 다른 최고의 중국통(通)'입니다. 바이든은 8년간 상원외교위원장, 8년간의 부통령을 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노회한 국제정치 9단입니다. 장사꾼 트럼프와는 다르게 바이든은 정치꾼입니다. 중국을 직접 상대하기 보다는 동맹이라는 이름 하에 조무래기들을 싸움 시키고 본인은 전리품을 유유히 챙기는 스타일입니다.
대중국 인사 변화, '70~80대 백인 남성' →'40~50대 여성'
세 번째로 주목하는 포인트는 바이든의 용병술입니다. 트럼프 시대에 중국을 상대했던 인사들은 부통령 이하 무역대표부(USTR) 대표까지 총 7명입니다. 면면을 보면 100%백인 남성이고 평균연령은 68세였고 최고령자는 USRT대표와 상무장관이었는데 83세였습니다. '70~80대 백인남성 마초군단'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번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7명 중 5명이 여성이고 평균연령은 54세입니다. 주목할 것은 대중무역전쟁의 선봉장인 USTR 대표입니다. 대만계 미국인인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45세입니다. 바이든은 '40~50대 여성중심의 아마조네스 군단'으로 공격진영을 짰습니다.

트럼프는 무역전쟁을 했고 중국을 좌초 시키는데 실패했지만, 바이든은 기술전쟁으로 중국의 목을 조르고 금융전쟁으로 중국의 부(富)를 털어 가려고 할 것입니다.

힘있는 자는 결국 말로 하다 안되면 주먹으로 내리치는 것이 역사가 말해주는 국가 간의 싸움입니다. 바이든, 말은 우아하게 하지만 뼈가 숨어있고 힘의 논리를 뒤로 감추고 있습니다. 중국이 바이든의 등장에 긴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금 중국은 미국의 정면공격이 아닌 동맹을 통한 우회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힘 센 최강자가 주먹이 아니라 동맹을 통해 공격하겠다는 전략의 이면에 무엇이 담겼을 지가 불안한 것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중국은 일본과 대만 사이를 빼면 섬으로 둘러싸인 모양입니다.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데는 일본과 대만사이가 유일한 출구입니다. 동남아의 말라카해협을 막아 버리면 중국은 꼼짝 없이 포위망에 갇히는 신세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하는 데 예전에는 한-미-일의 남방삼각동맹이 주축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남중국해와 태평양, 인도양진출을 모색하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으로 전선을 넓혔습니다.
미국, 중국 대항할 수단으로 '일본 키우기' 나설수도
그래서 네번째로 주목하는 것은 바이든의 중국의 대항마로 '일본 키우기'입니다. 지난 2년간 미중의 전쟁에서 중국은 사사건건 미국에 대들었고 미국은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리더십에 손상만 입었습니다. 미국은 이번에는 반대로 중국에 대해 사사건건 시비 걸고 대드는 역할을 할 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눈치 빠르고 영악한 일본, 미국에 인도-태평양전략을 제안했습니다. 태평양지역에서 2018년 트럼프가 빠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수습을 해서 중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RECEP)의 대항마로 만들었습니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은 영토 문제입니다. 대만과 센카쿠열도가 중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중국이 입에 달고 사는 '핵심이익' 문제입니다.


일대일로를 통한 영향력확대가 시진핑의 외교전략의 중심이지만, 중국 영토였던 대만과 센카쿠열도의 통일도 못하면서 무슨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이냐고 하면 중국은 곤혹스러워집니다. 영토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은 미국이 중국을 괴롭게 만들 패를 쥐고 있습니다. 미·중의 전쟁이 가열될수록, 미국 말 잘 듣고 국방을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본을 아시아에서 중국과의 전쟁에 미국의 대리인 혹은 대항마로 키울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봉쇄도 일본이 중국과 시장을 넓히는 기회를 잡게 만들 수도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전기차는 미국과 중국이지만 수소차는 일본이 강합니다.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일본은 수소차로 세계를 놀라게 해 수소차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은 전기차의 세계최대시장이자 41%점유율 가진 세계 전기차의 메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중국은 전기도 석탄 때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마이(??)'라고 불리는 독 스모그의 공포가 중국에는 있습니다. 그래서 수소차가 매력적이지요. 일본과 한국이 앞서가는 수소차에 대해 미국은 큰 관심 없습니다. 아직 수소차는 대중국 첨단기술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만약 세계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마치 전기차에서 미국 테슬라처럼, 일본이 토요타를 앞세워 중국에서 수소차로 우뚝 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의 해외진출전략이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태평양·인도양으로 중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전략이 동맹중심으로 바뀌면서 한국의 한중일, 한미일의 관계에서 그 존재감과 중요성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일본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부상, 미국에만 위협이 아니고 한국에게도 치명적인 리스크로 옵니다. 3000년 한반도 역사를 돌아보면 중국이 초강대국이 되었을 때 한반도를 그냥 내버려 두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전쟁중인 미국의 울화통, 중국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노회한 바이든의 수는 동맹전쟁입니다. 바이든 시대는 동맹전쟁의 시대이고 이 와중에 미·중의 전쟁이 가열될수록 일본의 부상이 우려됩니다. 바이든의 대중국전략변화에 대응한 우리 한국의 대중, 대일전략도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너무나도 한국적인, 국내 일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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