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대형은행 최초 '호칭 파괴'

입력 2021-02-16 17:10   수정 2021-02-17 01:53

신한은행이 대리·과장·차장 등 기존 직급 대신 부서마다 자율적으로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대형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전사적인 호칭 파괴에 나선 것이다. 빅테크(대형 IT기업)·핀테크의 참여로 금융 영역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평적인 문화를 도입해 혁신을 꾀하겠다는 발상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기존의 직급 대신 부서별로 원하는 대로 구성원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관리자급(부부장급) 이상은 ‘수석’, 그 이하는 ‘매니저’ ‘프로’ 등으로 부르면 된다는 것이다. 일부 부서에서는 ‘수석 매니저’ ‘마스터’ ‘시니어 매니저’ ‘선임’ 등 새로운 호칭을 만들었다. 대리, 과장, 차장급 간에는 호칭에서 직급 구분이 사실상 사라졌다.

부서마다 새로 정한 호칭은 사내 인사 시스템에 모두 등록했다. 이 호칭을 타 부서와의 회의나 전화 용무 때에도 사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같은 직급이어도 부서나 지점에 따라 다르게 불릴 수 있다”며 “관리자 이상 직급 호칭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외부에서 전결권이 있는 지점장, 부장 이상 급을 찾을 때 어려움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사적인 호칭 파괴는 은행권에서 파격적 시도라는 평가다. 그동안 대형 은행들은 행원-대리-과장-차장-부부장-부장(지점장)-본부장-임원(부행장) 등 복잡하고 수직적인 직급 체계를 고수해왔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은행에서 사고가 터지면 고객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모든 업무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수직적 직급을 대부분 유지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영토를 확장하면서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게 업계 얘기다. 이들 기업은 수평적인 직급 체계와 유연한 사고를 무기로 새로운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보고 체계가 단순하니 사업 추진 속도도 훨씬 빠르다. 카카오뱅크·페이에서는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핀테크 업체인 토스는 서로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른다. 토스의 한 관계자는 “호칭에서 계급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의사 표현이나 아이디어 제안이 자유로운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이달부터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정소람/김대훈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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