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장외주식 5000원"…허위매물 주의보

입력 2021-02-16 17:05   수정 2021-02-17 00:49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한다니까 매물이 안 나오네요, 그래도 상장 전에 가격이 오를 테니 그때 기관 물량은 나올 수도 있어요.”

16일 온라인상에서 쿠팡 장외주식 매매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한 브로커에게 접근하자 이 같은 답변이 왔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숙지하지 못한 사기 브로커였다. 쿠팡은 미국 나스닥이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관 물량’이라는 정체도 명확하지 않았다. 누가 갖고 있는 주식인지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매물이 나오면 연락드리겠다”고만 했다.

쿠팡의 미국 상장 방침이 공개된 뒤 장외에서 쿠팡 주식을 판매하겠다는 수상한 브로커들이 활개치기 시작했다. 비상장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38커뮤니케이션’에는 최근 쿠팡 주식을 사고팔겠다는 게시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쿠팡 주식이 한 주당 5000원에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점이다. 작년 8월까지 1만원에 팔겠다는 이들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장 발표 이후 시세가 낮아졌다. 이들은 주당 5000원에 1만~1만5000주의 주식을 팔겠다고 했다.

하지만 게시자가 남긴 연락처로 접근하자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을 ‘장외주식 딜러’라고 소개한 그는 “현재는 거래가 막혀 있다”고 했다. 글을 올린 지 채 하루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할 수 없는 주식을 버젓이 팔겠다고 나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위 매물로 주식 대금을 먼저 요구해 돈을 챙기거나 번호를 수집해 리딩방으로 끌어들이려는 작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장외주식 딜러는 “작년 8월까지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쿠팡 측이 거래를 막아놔 매도, 매수자들이 늘고 있어도 주식을 중개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딜러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답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딜러 혹은 브로커로 불리는 이들은 마치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모두 ‘나스닥 상장’이라는 말을 반복해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받았던 이들이 암암리에 주식을 사고파는 사례는 있었지만 지금 올라온 장외주식은 실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쿠팡과 같은 사례가 과거에 없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지 못할 경우 자칫 사기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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