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소재강자 뭉쳤다…'H2 드림팀' 띄워 글로벌 수소 생태계 선점

입력 2021-02-16 17:03   수정 2021-02-17 01:48


현대자동차그룹은 20년 넘게 “왜 수소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1998년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할 때도,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 수소전기차(투싼FCEV)를 내놓을 때도 그랬다. 2018년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인식은 그대로였다.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수소가 미래 에너지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고, 많은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수소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50년 세계 수소경제 규모가 2조5000억달러(약 2800조원)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의 협업을 계기로 한국 기업을 주축으로 한 ‘수소 드림팀’이 구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소 선두주자들이 손잡은 이유는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16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두 회사는 △포항·광양제철소 내 차량 1500대를 수소전기차로 전환 △제철소 내 수소충전소 구축 △그린수소 생산 기술 공동 개발 △수소전기차용 차세대 소재 공동 개발 △해외 수소 사업 공동 참여 등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모두 수소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수소전기차 50만 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 기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분야에 8조원을 투자하고 5만 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2월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발표했다.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산업에서 연 30조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번 협력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이다. 포스코가 수소 생산 및 공급을 맡고, 현대차그룹이 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면 수소 사회로 보다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포스코는 현재 연간 7000t의 수소를 생산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는 그린수소(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궁극의 친환경 수소)를 대량(2040년 200만t)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협업 범위 넓히는 정 회장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협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모두 회동했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다. 4대 그룹 총수 모임도 여러 차례 가졌다. 특히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였던 삼성의 총수와 두 차례 독대한 것은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협업도 예상을 뛰어넘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도 한동안 교류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을 만들어 제철사업에 뛰어들면서 포스코와 경쟁 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포스코 강판 사용 비중을 꾸준히 줄였고, 포스코도 쌍용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업체와 협업에 집중했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정 회장이 경영을 총괄한 2018년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안동일 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소장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가 포스코에 양해를 직접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 회장은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협약식에 앞서 포스코의 스마트고로 중 하나인 포항2고로를 둘러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와 GS, 한화 등도 현대차그룹과 수소 동맹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산업계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병욱/최만수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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