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칼럼] 개인과 개인 사이

입력 2021-02-16 17:24   수정 2021-02-17 00:11

시장은 변했다. 코로나19가 갈라놨다. 걷기조차 어려웠던 특급 상권엔 인적이 끊겼지만, 새벽배송으로 아파트 현관문은 24시간 분주하다.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코로나 환경은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압박한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압력이 거세지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개인이다. 통계로 잡히는 집단이 아니라 유니크한 존재로서의 개인이다.

“코로나19는 개인 데이터의 중요성을 확연히 드러냈다. 개인이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작은 행동 데이터에 근거해 개개인이 정량화, 입체화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자아(Digital Self)의 탄생이다.” (ETRI 인사이트 2020-01)
시장 재편의 핵심은 '디지털 자아'
비즈니스 문맥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와 의미가 중시되고 개인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1990년 인터넷이 상용화된 이후 고개를 들기 시작한 트렌드다. 최근에는 개인들이 갖고 있는 데이터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면서 더 큰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활용할 것인가, 또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비즈니스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은행권의 화두인 ‘마이데이터 사업’을 보라.

사실 혁신가들은 일반인이 자기 필요에 의해, 또는 반대로 할 수 없이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드러내는 변화 속에서 거대 시장의 단초를 발견해왔다. 1870년께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는 이민 행렬을 보고 뉴욕에 은행을 설립한 것이 J P 모간이었다. 이전까지 유럽 금융계를 장악했던 로스차일드가를 제치고 세계 금융계를 지배하게 된 결단의 순간이었다. (피터 드러커, 《위대한 혁신》)

“여행객들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공항의 높은 계단을 오르면서 왜 한마디 불평도 없는가”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진 사람은 노스웨스트항공 조종사 로버트 플래스였다. 그는 1989년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만들어 세상을 뒤집었다. (팀 페리스, 《타이탄의 도구들》)

개인들은 자기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고 움직인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재편된다. 스마트폰,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에 힘입어 개인들의 힘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최근 게임스톱 주가를 두고 헤지펀드와의 싸움에서 일대 타격을 가했던 미국 개미투자자들을 보라.
인터페이스 혁신에 시장 기회가
코로나 일상 또는 코로나 이후를 앞에 두고 특히 관심을 둬야 할 것이 바로 개인과 개인 ‘사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새롭게 ‘거리’라는 개념이 생긴 만큼 그 ‘사이’와 ‘거리’를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비즈니스의 관건이다. 현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배달’이 연결하고 있다.

이어령 박사에 따르면 이 ‘사이’야 말로 정보기술(IT)업체들이 가장 중시하는 ‘인터페이스’다. 그는 인터페이스를 혁신하는 기업이 시장을 잡을 것이라며 사람과 컴퓨터 ‘사이’를 연결하는 키보드를 전화기에 넣어버린 아이폰을 인터페이스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승부는 이제 개인 연구에서 난다. 개인들이 만들어낸 각종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내는 빅데이터 방법론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개성을 발휘하고 있는 개인에게 주목해야 한다. C K 프라할라드는 ‘N=1의 원칙’을 통해 1명의 고유한 경험에 집중하고 개별 소비자를 위한 고유한 가치를 찾아낼 때 놀라운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AI와 결합되면 개인별 맞춤 상품을 기획해 ‘다품종 다량생산’하는 놀라운 혁신이 가능해진다.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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