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다영 이어 조병규까지…얼룩진 '학폭' 끝은 어디일까

입력 2021-02-17 15:23   수정 2021-02-17 17:09


트로트 가수 진달래, 배우 조병규, 그룹 TOO 차웅기까지 거듭되는 학교 폭력 논란으로 연일 온라인이 떠들썩하다.

최근 유명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로부터 학창 시절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주장 글이 속출하며 '학폭'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기 배구 스타인 이다영, 이재영 선수가 과거 학폭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한국배구연맹은 학폭 연루자의 신인 선수 드래프트 참여를 원천봉쇄하는 방안 등을 결정하기도 했다.

'나도 학폭의 피해자'라는 이른바 '학폭' 미투는 연예계로 이어지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부분의 폭로글이 온라인상에서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 명확한 증거가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그간 연예계에서는 수차례 학폭 의혹이 불거져 왔고, 사실 확인에 따른 대응 유형도 각양각색이었다.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 및 자숙을 택한 이들이 있는 반면, 허위사실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사례들도 있다.
◆ "철없던 시절"…사과한 진달래·김유진 PD·박경

가수 진달래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뒤 이를 인정하고 출연 중이던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다. 그는 "학창 시절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어린 시절 철없는 행동이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으셨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게 후회스럽고 저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다"며 사과했다.

이어 "저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면서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더라도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원일 셰프와의 결혼을 앞두고 방송을 통해 얼굴을 내비친 김유진 PD도 학폭 의혹으로 MBC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서 하차한 바 있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김유진 PD가 집단 폭력 가해의 주동자였다는 주장 글이 올라오자 그와 이원일 셰프는 두 차례에 걸쳐 자필 사과문을 개재했다.

김유진 PD는 "상처받은 분들을 생각하니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보다는 제 모든 잘못을 하나하나 모두 나열하고 인정하는 것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평생 상처 드린 분들을 찾아뵙고 사죄를 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과후에도 추가 폭로가 이어지자 김유진 PD는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린 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가수 박경도 학폭 의혹이 불거지자 "모범생 같은 이미지가 싫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소위 말하는 노는 친구들이 멋있어 보였다. 그들과 같이 다니며 어울리고 싶었고, 부끄러운 행동들을 함께 했다. 그들과 같이 있으면 아무도 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철없던 사춘기를 너무나 후회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박경은 입대 직전에도 "처음 학폭 기사가 나온 날 저의 철없던 시절이 늘 마음에 걸렸던 터라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며 "과장 섞인 이야기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죄송한 마음이 먼저였다. 피해자를 만나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앞으로도 잊지 않고 살겠다"고 재차 반성의 뜻을 전했다.
◆ "사실 아냐"…강경 대응 카드 꺼낸 요아리, 차웅기, 조병규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학폭' 미투가 사실무근이라며, 의혹을 전면 반박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허위사실에 법적 대응까지 나서며 강경 대응한다.

먼저 JTBC '싱어게인'으로 무명 시절을 씻고 재조명 받은 가수 요아리는 '일진 출신에 친구들을 폭행하고 사고를 쳐서 자퇴했다'는 익명의 폭로글이 등장하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누군지 짐작도 안 되는 사람의 글이 이렇게까지 커지고 저와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답답하다. 하지 않은 일을 어떻게 설명하고 증명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요아리는 "중학교 1학년을 반년 정도 다녔던 것 같다. 단정하고 훌륭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이유 없이 누구를 괴롭히거나 때리는 가해자였던 적은 없다. 저는 법을 모르고 이미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대응할 생각"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룹 TOO 차웅기 또한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소속사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본인, 학교 관계자, 피해를 주장하는 게시글에 등장하는 인물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학창시절 차웅기와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인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인을 괴롭히는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 아티스트에 대한 근거 없는 악의적 비방과 허위 사실 유포 등이 지속될 경우 저희는 단호한 방법까지도 강구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소속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물론, 예능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조병규도 두 차례나 학폭 의혹이 불거졌다. 조병규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유포자에 대한 경찰 수사까지 의뢰한 상태다. 조병규의 소속사는 "무분별한 악성 댓글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당사는 경찰 수사를 정식 의뢰하였으며 현재 본 건과 관련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 배우에 대한 악성 루머를 양산하고 확산시키는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 아들 학폭에…캐나다로 떠난 윤손하

배우 윤손하는 2017년 아들의 학폭 논란에 사과하고 캐나다로 떠났다. 아들의 폭행 사건이 SBS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을 당시 윤손하는 "학생들이 한 아이를 이불 속에 가둬놓고 무차별적인 집단 폭력을 벌였다는 사실은 상당 부분 다름이 있었다.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방송으로 나갔다는 점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출연 중이었던 KBS2 '최고의 한방' 하차를 요구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윤손하는 2차 입장문을 발표하고 "저의 미흡한 대처로 인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진행되고 있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진심을 다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다시 한번 저희 가족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윤손하가 아들과 함께 캐나다로 향하면서 이민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윤손하 측은 "캐나다에 가는 것은 맞지만, 자녀의 교육과 안정을 위해 캐나다에 머무르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다. 이민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해당 사건 이후로 현재까지 윤손하는 공개적인 연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일본의 한 홈쇼핑 채널 방송에 출연해 화장품을 판매한 게 전부다.
◆ 단순 재미 위해 근거없는 학폭 폭로하기도
'학폭 미투' 열풍 속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 박지훈은 근거 없는 폭로의 희생양이 됐다.

실제 박지훈의 담당 변호사였던 법무법인(유한) 강남의 고승우 변호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박지훈이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일을 소개했다.

박지훈이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하던 때 "지훈이가 나올 때마다 모니터에 침을 뱉었다"는 폭로자가 등장했다.

그는 "박찌, 너도 내 글 보고 있다면 긴장 타라. 처절히 응징해 줄 테니"라고 운을 떼고는 "중학교 시절 박지훈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구체적인 정황들을 전했다.

하지만 박지훈의 고소로 진행된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게시자는 박지훈과 같은 지역 중학교를 나오지 않았으며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밝혀졌다.

고승우 변호사는 "해당 악플러는 당시 28세 회사원으로, 그저 재미로 명예훼손 글을 남겼다고 한다"며 말했다. 이어 "처벌의 정도가 약한 것이 흠이지만 선처는 없었고 해당인을 포함해 특정된 당사자 모두 처벌받았다"고 덧붙였다.

'학폭' 미투 논란이 배우, 가수,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 양상을 보이자 최근 불거진 쌍둥이 배구 스타의 학폭 논란이 사회 문제냐 스포츠 이슈냐에 대한 논란까지 일었다.

포털에서는 일찌감치 인신공격성 악플을 막기 위한 방지책으로 연예와 스포츠 뉴스의 댓글을 폐지했으며 최근 불거진 쌍둥이 자매의 학폭을 스포츠 섹션으로 다루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일지라도 마약, 학폭, 음주운전 등 사회문제로 물의를 빚은 경우 더 이상 연예나 스포츠 정보가 아니라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미나/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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