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백신이다. 9월 1차 접종을 끝내고 11월에는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 어둡고 긴 ‘코로나 터널’에도 끝이 보인다.하지만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기승을 부리고 있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있다. 2021년형 신종 포퓰리즘바이러스 감염증, ‘포비드-21(POVID-21)’이다. 숙주(宿主)는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이다. 포비드는 여야가 따로 없고, 서울 부산 등 지역도 안 가린다.
부산이라고 다를 게 없다. 여야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처리에 한목소리다. 10조원을 웃도는 건설비에도 예비타당성조사는 면제다. 국민의힘은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제안했다. 건설비만 100조원 넘게 들어간다. 영화 대사 그대로 ‘묻고 더블로 가’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여당은 이른바 ‘코로나 돈풀기 3법’도 처리할 계획이다. 손실보상제·협력이익공유제·사회연대기금 관련 법이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에만 4개월간 100조원(민병덕 민주당 의원 안)이 소요된다.
포비드는 지속성이 강한 데다 후유증도 심각하다. 지난해 말 국가채무는 846조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말보다 220조원(35.1%) 급증했다. 선심성 현금 지원을 늘린 탓이다. 지난해엔 네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연내 추경용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연말 국가채무는 1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연간 이자만 20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고스란히 미래 세대 부담으로 돌아간다.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는 “공짜 ‘빵(음식)과 서커스(오락)’가 로마 시민을 정치적 장님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포비드는 백신도, 마땅한 치료제도 없다. 공염불하는 ‘숙주 정치인’을 투표로 심판하는 게 포비드 종식의 유일한 해법이다. 공약은 실현 가능한지, 나라 곳간을 거덜내는 건 아닌지 꼼꼼히 따져볼 시점이다.
ceose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