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히고 2·4대책 성공한다"…홍남기·변창흠의 '자신감'

입력 2021-02-17 09:12   수정 2021-02-17 09:31

정부가 83만호에 이르는 공급대책인 2·4부동산대책을 내놓고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집값이 안정을 넘어 하락할 수 있다는 확신에 시장 참여자들에게 "냉철하게 짚어보라"며 경고까지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토교통부에 "집값 안정에 명운을 걸어달라"고 주문한데 이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책 발표 후 집값 상승세가 줄고 있다며 2000년대 들어 최대의 공급대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언론에 잇따라 출연해 민간이 공급대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으로 25만가구에 이르는 신규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1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과 공급대책이 차질없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언급하면서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했다.
홍남기 "2025년까지 205만호 역대급 공급"
홍 부총리는 "아직 2·4 대책의 시장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지난주 주택매매시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방의 매매가격 상승 폭이 소폭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시장은 수도권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매물 누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이후 가격 상승 폭이 지속해서 축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4대책 중 약 25만호에 달하는 신규 공공택지는 구획 획정 등은 1분기를 시작으로 2분기까지 후보지 발표를 완료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2·4대책과 이미 발표한 물량을 합산하면 2025년까지 구체적으로 205만호 주택이 공급되는 것으로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205만호는 수도권 127만호, 전세대책 7만5000호, 이번 대책 83만6000호를 더한 것에서 중복물량 12만7000호를 뺀 값이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 2·4 공급대책의 집행 속도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관련 법안을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하고 3월까지 개정을 추진해 6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주택특별법, 도시정비법, 소규모정비법, 도시재생법 등의 개정을 의원 입법으로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내놨던 공급대책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8·4 대책 신규부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등 협의가 진척되고 있어 연내 지구 지정, 사업 승인 등 인허가 절차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11·19 대책은 상반기 중 전국 4만9000호 공급 물량이 차질 없이 달성되도록 진력하되 2월 4일 발표된 신축 매입약정 전용 사업자 대출 보증 신설 등 제도 개선도 3월까지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올해 하반기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서울조달청 부지는 사업 절차를 임시청사를 먼저 이전한 뒤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기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서울 서부면허시험장 대체 부지 확보도 경찰청과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정부는 비상한 각오…시장참여자, 냉철하게 시장 봐야"
2·4대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도심공급대책 중에서 현금청산을 두고 발생한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공급대책 발표일 이후 개발사업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하면 우선공급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재산권 침해 논란이 일었지만, 홍 부총리는 "헌법상 정당보상"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토지보상법 체계상 기존 소유자의 재산에 대한 보상은 '현금보상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감정평가후 실시하는 보상은 헌법상 정당보상"이라며 "대책 발표일 이후 부동산 취득 시 우선공급권 미부여는 도심 내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면서도 사업 초기의 단기적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민간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공급목표 물량이 과도하게 계상됐다는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현행 공공재개발 2020년 공모참여율이 25.9%였던 점을 고려해 5∼25%로 가정하는 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해석이다.

홍 부총리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법 시행과 함께 후보지 선정이 시작될 수 있도록 후보 지역에 대해 2월부터 2∼3개월간 집중적으로 사업관계자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며 "추후 신속한 사업대상지 지정이 이루어진다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오해도 불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민간의 자율성이 제약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토지주·조합 등의 의사반영 또는 선택폭을 더 넓혀주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기존 조합방식의 재건축·재정비사업 트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택공급 속도를 내기 위해 수익률 가산 및 각종 규제·부담의 면제·완화혜택을 더 제공하는 공공주도 패스트 트랙을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시장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이번 특단의 공급대책을 반드시 달성해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 조정을 받았던 경험도 있던 만큼 이제 시장 참가자들이 보다 긴 시계(視界)에서 냉철하게 짚어보고 시장에 참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불공정 거래 근절은 부동산 공급 확대, 투기 수요 관리와 함께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 3대 축의 하나"라며 "최근에 빈번히 발생했던 신고가 거래 계약 체결 후 다시 취소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집중적으로 점검해 교란 행위가 적발될 경우 관용 없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아파트 분양 시장 불법행위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집중 단속과 상시조사 등을 진행한 결과 올해 들어 총 86건, 409명을 단속해 이 중 18건, 42명을 기소 송치했고 탈세 혐의자 5872명에 대한 세무 검증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文 "부처 명운 걸어라" …卞 "반드시 성공하겠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여민1관에서 국토교통부로부터 화상으로 2021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토부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2·4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주택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데 부처의 명운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의 안정을 결과로 실현해 내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성과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지금은 주택 공급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택공급 방식을 혁신하면 역세권 등 도심지에서도 공공 주도로 충분한 물량의 주택 공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변창흠표 부동산 정책을 반드시 성공시켜 국민들이 더 이상 주택문제로 걱정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첫 번째 대책인 2·4부동산대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간에 맡긴 공급도 충분히 나올 수 있고, 이로 인해 집값도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그는 "발표 이후 현장에서는 대규모 물량, 단기 공급 방안 제시, 민간 주체들과의 소통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후보지 선정 등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주택 공급 업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보고했다.

변 장관은 이어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4 대책은 역대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와 지원 시스템을 갖춰 실효성이 높은 방안"이라며 "사업을 신속하게 할 수 있고, 여러모로 이익이 되니 토지주나 조합이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 주도 개발사업의 주민 동의요건을 3분의 2로 정했지만, 변 장관은 설득을 통해 9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원만히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사업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은 결국 지자체와 조합 등 주체들이 설득을 해야 할 것"이라며 "설득을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했으니 결국 설득이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장 등 기초 지자체장들이 호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변 장관은 "자치단체장들을 만나면 너무 반응이 좋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지역 개발을 위한) 메뉴가 많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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