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탓했던 美 '코로나 영웅' 쿠오모, 검찰 수사로 '추락'

입력 2021-02-18 14:59   수정 2021-02-18 15:11

‘코로나 시대의 영웅’으로 추앙 받던 미국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혐의가 불거져서다.

뉴욕 연방검찰은 주(州) 요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처리 문제와 관련해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상반기 ‘미 코로나 진앙지’로 꼽히던 뉴욕에서 확진자가 급증할 때 하루가 멀다 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쿠오모는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찬사를 들었던 인물이다.

현직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배우들이 주로 받아온 에미상을 작년에 수상했고, 2024년 차기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쿠오모는 뉴욕주 요양시설 내 사망자 수를 일부러 낮춰 발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뉴욕주 내 요양시설의 사망자는 1만5000여 명으로, 그동안 쿠오모 측이 밝혔던 숫자보다 50% 이상 많다는 것이다. 누락한 사망자가 5600여 명에 달했다.

이에 대해 쿠오모 측의 멜리사 데로사 수석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 사망자 숫자를 정치 이슈화할까 두려워 (숫자를) 작게 발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오모 주지사 측은 작년 3월 코로나가 급속히 퍼질 때도 “요양시설 입소자들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더라도 입소를 막아선 안 된다”는 지침을 내놓아 비난을 샀다. 이후 상당수 요양시설에 코로나 환자가 늘었고 사망자가 급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오모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어야 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의도적인 축소가 아니라 정보 공개가 지연됐을 뿐”이란 입장을 밝혔다.

뉴욕주 의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쿠오모가 자료 공개를 미뤄온 데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WSJ는 전했다.

법조인 출신인 쿠오모 주지사는 2011년 1월 공식 취임했다. 2018년 3선에 성공했고 내년 12월까지 마지막 임기를 수행 중이다. 역시 3선 뉴욕주지사를 지낸 마리오 쿠오모의 장남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같은 당의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을 위협했던 것으로 확인해 또 다른 구설수에 올랐다.

CNN에 따르면 쿠오모는 지난 11일 김 의원에게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요양시설 사망자수 축소 사태와 관련해 나를 돕지 않으면 당신이 망가질 것(You will be destroyed)”이라고 고함을 쳤다.

김 의원은 쿠오모 주지사가 이후에도 4~5차례 전화를 걸어왔으나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주 요양시설에서 작년 가족을 잃은 김 의원은 주 차원의 코로나 관리 실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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